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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선사시대 사랑 / 김민정 - 시가 있는 병영 10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8. 9. 27.

 

      선사시대 사랑
      宇玄 김민정
      저 폼페이 최후의 날 껴안았던 연인처럼 그 아늑한 동굴에서 뒹굴었을 흔적들이 너와 나 실핏줄 속에 흘러가고 있음을 본다 한강변 누비었을 석기시대 그 사랑과 무한한 기쁨으로 출렁이던 낮과 밤이 아직도 말랑한 숨결로 여기 남아 흐른다 그날처럼 변함없이 한강변엔 봄바람 불고 내 안에 너의 숨소리 깊어가고 있을 때 이 땅에 내리던 햇살 그 눈부신 역사를 본다
       

                       

                       

                      <2008년 03월 17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선사시대 사랑 <김민정>

                       

                       

                                저 폼페이 최후의 날

                                껴안았던 연인처럼

                                그 아늑한 동굴에서 뒹굴었을 흔적들이

                                너와 나 실핏줄 속에 흘러가고 있음을 본다

                                 

                                한강변 누비었을

                                석기시대 그 사랑과

                                무한한 기쁨으로 출렁이던 낮과 밤이

                                아직도 말랑한 숨결로 여기 남아 흐른다

                                 

                                그날처럼 변함없이

                                한강변엔 봄바람 불고

                                내 안에 너의 숨소리 깊어가고 있을 때

                                이 땅에 내리던 햇살 그 눈부신 역사를 본다

                                 

                                 

                         작가는 시조시인, 문학박사.

                         시조집: 영동선의 긴 봄날, 사랑하고 싶던 날, 지상의 꿈, 나, 여기에 눈을 뜨네, 시의 향기 등.

                         논문: 현대시조의 고향성 연구, 사설시조 만횡청류의 수용과 변모 양상, 실향민의 고향의식,

                                시조와 강우식의 사행시 등

                       

                         서울 강동구에 가면 몽촌토성이 있고 선사시대 동굴이 있다. 아득한 선사시대 우리 조상들이 살던동굴들, 석기를 사용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았을까? 화산으로 인한 폼페이 최후의 날 껴안았던 연인처럼, 같은 석기시대를 살던 몽촌토성에서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며 살았을까?  

                         분명 그 시대 사람들에게도 서로를 좋아하는 감정은 있었을 것이고, 그 조상들의 피가 우리 속에도 흐르고 있음을 본다. 그때처럼 지금도 변함없이 한강은 유유히 흐르고, 그들이 사랑하면서 느꼈던 무한한 기쁨의 감정들이, 그 말랑한 숨결들이 지금도 우리에게 남아 흐르고 있는 것이리라.

                         몇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봄이면 봄바람 부는 한강변에서 우리 조상의 삶을, 사랑을, 이 땅에 내리던 눈부신 햇살을 상상해 본다. <시풀이: 김민정 - 시인,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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