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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산수유꽃을 보며 / 강우식 - 시가 있는 병영 11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8. 9. 27.

 
<2008년 03월 24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산수유꽃을 보며 <강우식>
 


산수유꽃에서
예고도 없는
봄을 처음 만났다

낡은 털외투를 벗어 던지듯
넓은 천지에
홀홀히 서서 웃음을 터뜨리다

저 꽃들은
꽃이란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서도
괜찮으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피는 꽃이다

때아닌 탄핵소추 같은
춘설쯤이야
거뜬히 다 이겨내리란 것을
내다보고 피는 꽃이다

살다 보니 인생에 의미를 주지 않아도
가볍게 칵테일 한잔 하는 마음으로
터득하는 삶의 길이 있다
 
작가는 시인·문학박사·한국문협원·성균관대 교수 역임
시집 ‘4행시초’ ‘고려의 눈보라’ ‘설연집’ ‘어머니의 물감상자’ ‘바보 산수 가을 봄’ ‘물의 혼’ 등

 

 
   이 시의 화자는 노오란 산수유꽃을 보면서 처음으로 예고도 없던 봄을 만난다. 봄을 알리는

꽃들은 많지만 산골에서는 산수유가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일 것이다. 긴 겨울 낡은 외투를

벗어던지듯 피어, 홀홀히 서서 웃음을 터뜨리는 산수유.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을 다는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기만 한 꽃이지만, 우리는 산수유꽃을 발견

함으로써 봄햇살의 따사로움, 비로소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봄이면 어김없이 피는 꽃을 보면

서 시인은 인생의 의미를, 삶의 의미를 터득하고 있다.<시풀이:김민정·시인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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