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칩거 풀고 나와 뛰는 힘줄 못 가누어
삼월을 헹가래 치는 저 거창한 쪽빛 행보
터질 듯 팽팽한 종아리 채찍 치는 햇살들
작가는 시인·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시조시인협회회장. 시조집: 시간에 기대어 흐르는 사랑을 듣네, 황진이와 달, 가을바라춤, 수틀만한 창을 내고, 이차돈의 강 등
봄이 오는 바다는 색깔부터 쪽빛이다. 이 작품에서는 봄 바다의 모습을 여러 가지로 비유하고 있다. 겨울 동안도 바다는 끊임없이 출렁였겠지만, 이 시의 화자는 겨울 동안은 바다도 칩거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봄이 오므로 바다도 그 긴 칩거를 풀고 나와 ‘뛰는 힘줄’을 못 가눠 ‘삼월을 헹가래 치고’ 있다는 것이다. 바다의 역동성이 한껏 느껴지는 작품이다. 거창한 파도를 일으키는 쪽빛 바다 위로 쏟아지는 햇살들을 ‘터질 듯 팽팽한 종아리/ 채찍 치는 햇살들’이라고 해 또 한번 파도의 강한 역동성과 탄력성을 나타내며 그 파도를 더욱 힘차게 하기 위해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봄햇살이 바다를 채찍질하며 가세하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우수 경칩을 지난 봄햇살은 지상의 모든 사물을 키워내고, 겨울 동안 칩거하며 잠 자던 동식물을 깨워 활기를 되찾고 힘차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 바다도 따뜻한 봄햇살을 만나고, 부드러운 봄바람을 만나 더욱 푸르고 생기있게 파도를 일으킨다. 쪽빛 푸른 바다를 생동감 있게, 감각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시풀이:김민정-시인·문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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