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서정과 낭만의 시조집 『깊고 깊은 내사랑』
김민정((사)한국문협 시조분과회장, 문학박사)
미수米壽를 기념하는 김보환 시인의 제2시조집 『깊고 깊은 내사랑』 출간을 축하드린다.
산만 베고/ 누웠어도/ 가슴이 뭉클한데
물속에/ 몸을 담아/ 황홀이 극치로다//
마지막 떠나는 길이 저럴 수가 있다면
-「낙조를 바라보며」 전문
이 작품을 보면 금방이라도 선혈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붉은 진홍의 저녁노을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깊고 깊은 내사랑』에 쏟아붇고 싶어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김보환시인의 삶도 그대로 하나의 황홀한 노을임에 틀림없다.
오늘도 두드리고 힘차게 밀어본다
열어야 새로운 꿈 잡을 수가 있으니
미수가 코앞인데도 물러설 수 없구나
-「문 앞에서」 부분
망구望九를 바라보는 연세에도 시조를 사랑하고 창작하는 그 순수한 열정과 마음이 부끄럼을 많이 타는 사춘기 소년을 퍽 닮아 있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를 삶으로 진지하게 실천하고 있는 시인이다.
바닷가/ 어부님이/ 사냥법 간여하고//
과수원/ 전문가가/ 양식장 드나든다//
이저것 간섭하다간 석서오기 鼫鼠五技 꼴 나네
- 「내가 아니면」 전문
김보환의 작품에는 인생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이 여실하게 드러난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자신의 본분에만 충실하고자 하는 마음과 교훈이 잘 드러난다. 여수如水라는 호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거스르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드러난다.
부부가 하나 됨만 사랑인 줄 알았더니
그보다 더한 사랑 가슴속에 있었나 봐
백발이 권하는 잔에 눈시울이 뜨겁다
-「사랑의 향기」전문
주변에 대한 따스한 사랑을 잔잔하게 표현하고 있다. 부부의 사랑, 연인의 사랑, 친구의 사랑 모두가 포함되는 사랑이다. 사랑이란 우리의 가슴을 언제나 뜨겁게 하며 감동을 주는 모든 행위라고 보는 것이다.
김보환의 작품에는 자신에 대한 성찰과 인생관이 뚜렷이 드러난다. 그의 꼿꼿하고 반듯한 성품이 그대로 시조에 녹아있어 우리에게 생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게 한다. 또한 우리의 가슴을 따스하게 적시는 인간미가 작품 편편에서 묻어난다. 어머니 등 가족이나 연인이나 친지에 대한 따뜻한 눈길을 잊지 않고, 천지 사물에 대한 올곧은 마음가짐이 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자기 갈길을 잘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멋진 시조의 율격 속에 자신의 서정과 낭만을 한껏 펼치고 있는 김보환 시조집 『깊고 깊은 내사랑』은 독자들에게 잊었던 감성과 향수를 살아나게 할 것이며 자신의 생에 대한 깊은 성찰도 하게 할 것이다.
앞으로 더 멋진 제3시조집 출간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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