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초등학교시조짓기백일장 심사평
김민정((사)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문학박사)
먼저 학생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기뻤습니다.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시인 시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작품을 쓰고 백일장에 보내는 그 마음이 참으로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한류스타들이 세계에서 우리나라 이름을 빛내고 있습니다. 문학으로 세계에 소개할 것이 있다면 신라시대의 향가에 그 뿌리를 두고 고려시대에 완성되어 조선시대를 거치고 오늘에 이르는 오랜 시간 동안 우리민족이 사랑해 온 바로 시조입니다. 그러한 시조를 대한민국의 미래인 여러분들이 직접 써 보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120편이 넘는 작품 중에서 먼저 시조 형식에 맞는 작품을 골랐습니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시조형식에 안 맞으면 시조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조는 형식과 내용, 두 가지를 다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작품 중에서 심사하시는 분들의 만장일치로 서강초등학교 배은서 학생의 「신호등」이란 작품을 골랐습니다. ‘습하게 신호등을 건너는 인파 속에 / 넘어진 택배기사 파란불이 재촉한다 / 어쩌지? 돌아보지만 사람들은 바쁘다’ 짧은 시조 속에 타인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택배기사를 걱정하는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장원으로 뽑혔습니다.
마포초 장하정 학생의 「이름」이란 작품은 참신하고 솔직하여 좋았습니다. 공덕초 김한결 학생의 작품인 「김장철」은 현실감이 있고 다정한 가족관계가 좋았습니다. 마포초 이지혜 학생의 「역사」라는 작품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자하는 마음이 좋았습니다. 배수빈 학생의 「네온사인」은 서정성이 짙어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좋은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수상한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하지 못한 학생들은 더욱 분발해서 내년에는 더 좋은 작품을 쓰시기 바랍니다. 시조의 형식을 잘 맞추어 쓰고, 내용도 참신하고 알차면 더욱 좋을 결과를 얻을 듯 합니다. 우리의 오랜 전통적인 시인 시조를 더욱 많이 읽고, 쓰고, 사랑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심사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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