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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논문.평설

시조, 함께 가는 길 <시조시인들께 드리는 글>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8. 9. 10.

시조, 함께 가는 길 / 김민정

 

 

우리나라의 전통시 시조. 우리민족이 사랑하며 함께 가야하는 문학이 있다면 그건 바로 시조이다. 문학사에 있어 많은 장르의 발생, 성장, 쇠퇴의 변천에도 불구하고, 고려 때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의 흐름에도 우리 민족이 계속해서 시조를 간직해 올 수 있다는 것은 시조가 그만큼 우리 민족의 생리에 잘 맞는 시문학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생활과 정서에 잘 맞고, 또 우리 언어의 구조가 시조와 잘 부합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의 언어를 자세히 살펴보면 3·4자의 글자수로 이루어진 단어나 어절이 많은데 이것은 시조의 음수율에 잘 들어맞아 시조가 우리 민족의 언어 호흡에 잘 맞는다. 이것이 오랜 시간 동안 시조가 사라지지 않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일 것이다. 또 시조는 3645자라는 매우 짧은 글이라 외우기 편하고 기억하기 좋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고려 중엽에 발생하여 지금까지 그 생명을 이어오며 더욱 넓고 깊게 우리민족의 감성에 와 닿아 있다. 때문에 우리가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할 우리의 문학인 것이다. 일본에 하이꾸가 있고, 중국에 율시가 있다면 한국에는 시조가 있다.

 

그런데 앞으로 세워질 한국문학관 건립에서 시조가 배제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조단이 힘을 합쳐야 한다. 지금 시조단은 너무 많이 분리되어 있다. 시조시인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지만 우리는 더 큰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 한국문인협회에 가입도 많이 하고, 시조시인들이 힘을 합쳐야만 국민문학으로서의 시조가 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시조가 제 자리를 잡아가도록 노력하는 일은 모든 시조시인들이 해야할 권리이며 의무이다. 우리가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 할 문학인 우리의 시조, 지금부터 그 사랑의 방법을 모색해 보자,

 

첫째, 모든 문인들이 시조에 관심을 갖고 창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무릇 생명에는 존재의 어머니가 있듯, 한국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우리 문학의 어머니격인 우리의 전통시인 시조를 외면할 수는 없다. 모든 문인들은 시조를 알고 창작할 수 있는 소양이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자유시를 쓰는 시인은 물론이고, 시분과 수필분과 아동분과 평론분과 소설분과 등 다른 분과 문인들도 시조에 대해 이해하고 시조 한 두 편 정도는 쉽게 쓸 수 있는, 시조는 모든 문인들의 기본적인 교양이 되어야 한다. 한국의 시조를 한국문인이라면 마땅히 알아야 하고, 창작도 할 수 있을 만큼 시조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 모든 문인들이 시조를 사랑하고 쓸 수 있도록 시조시인들이 앞장 서서 도와주어야 한다.

 

둘째, 정치인들이 시조에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우리의 전통문학인 시조에 대해 전폭적인 협조와 지지를 하게 해야 한다. 정부는 교과서, 인터넷,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등 매스컴을 통한 시조의 저변 확대를 하여 모든 국민들이 시조를 국민문학으로 받아들이도록 정부가 앞장서서 계몽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저절로 시조를 사랑하고 창작하는 인구도 많아질 것이며, 모든 문인들도 시조 창작에 앞장 설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시조를 우리문학의 고유 브랜드로 만들어 세계인들에게 선보여야 한다.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시조를 우리 민족문학의 문화유산으로 당당히 유네스코에 등재를 하도록 돕고,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 문자로 시조 번역 등을 쉽게 하도록 체계적, 경제적인 후원을 아끼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셋째, 교육인들이 시조에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 교육부에서도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시조연수를 시킬 필요가 있다. 국민들에게 뿌리교육을 위해, 우리 문학에 대한 긍지를 갖도록 시조교육을 적극 권장하고 시킬 필요가 있으면 교과서에도 많이 실어 시조의 중요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 교과서에 많이 실어야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또 수능 등에도 현대시조 등을 열심히 실어줘야 시조가 국민들에게 널리널리 퍼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교사들에게도 의무연수, 자격연수 등을 통해서 교사들이 시조를 알고, 창작하고,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시조창작을 학생들에게 적극 교육하고 권장하고 창작에 대한 첨삭지도까지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학부모연수에서도 시조창작 연수를 한다면 학부모에게도 퍼져 나갈 수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건너가다 보면 시조는 전국적으로 퍼져갈 것이며 국민시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기업인들이 시조에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 기업차원에서 우리의 시조를 널리 사랑하고 보급해야 한다. 대기업들이 우리의 문학인 시조를 사랑하고

우리의 시조를 사랑하는 운동을 널리 펼쳐간다면, 국민시조가 되는 길은 그렇게 멀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 속에 시조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고, 대기업들이 시조를 사랑하고, 대기업들이 시조전개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국민 누구나가 시조를 알고 사랑하게 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발 벗고 앞장서서 시조를 사랑하고 홍보하는데 앞장 서야 하고, 사보 등에도 매번 시조를 실어 많은 사원들이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을 통해서 시조인구를 늘려가야 한다. 그러한 매스컴을 통해서 시조부흥의 운동을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전개해야 한다. 1920년대 최남선선생님이 시조부흥을 일으켰듯이……. 중앙일보가 80년대부터 시조부흥을 위해 독자란을 만들고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 왔기 때문에 지금도 활발하게 현대시조가 창작되고 시조시인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더 많은 신문사, 잡지사는 물론이고,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을 통해서 활발히 시조작품을 올리고 시조를 감상하고 시조상 등을 늘려 일반인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유도해야 창작하는 인구가 늘어갈 것이다. 시조인구를 늘리는 데는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으니 가능한 많이 활용하여 시조를 널리 알려야 한다.

 

여섯째, 시조를 국제적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 동안 번역이 힘들다고 시조를 세계화하는데 소홀히 한 느낌이 없지 않다. 우리의 전통시인 시조를 하이꾸처럼 세계로 널리 퍼지게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심는, 한류열풍을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에 문학으로서의 시조가 있어야 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펜한국본부, 한국문학번역원 등 정부차원의 지지를 얻고 경제적 후원도 받아내어 적극적으로 시조를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할 필요가 있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어, 중국어, 몽고어, 스페인어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시조를 번역하고 그들이 우리의 시조를 읽도록 해야 한다. 세계화, 국제화 구호만 내세워서는 안 되고 실질적으로 여러 시조시인들의 작품을 번역하여 세계인이 한국의 시조에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도록 시조시인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시조의 저변확대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시조인 자신부터 실천해 나가야 한다. 시조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시조시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개인의 좋은 작품 창작은 물론이고 주변의 사람들이 시조를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창작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주변인들에게 시조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그들도 쉽게 접근하여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조는 한글만 알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쉬운 문학임을 인지시키고, 그들이 손쉽게 시조에 접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온 국민들이 시조를 자유롭게 읽고 쓰고 할 수 있을 때 시조는 진정한 국민문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조시인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시조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 시조의 저변확대와 발전을 위해, 즉 시조를 국민문학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는 열외라고 생각하여 방관자가 되지 말고, 저마다 주인이 되어 나부터 작은 시조사랑이라도 실천해 가야하는 시점에 우리는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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