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님의 침묵/한용운
- 국민애창곡<7>이애리수를 민족의 연인으로 만든 노래 ‘황성 옛터’
- 2014. 02. 16 17:12 입력
{현대시}님의 침묵/한용운
떠난 그대가 그리워… 다시 만나기를 / ‘이별-고통·슬픔-희망-만남’ 노래 국권 상실 아픔·회복의 저항시 성격도
‘님의 침묵’은 1926년에 발간된 한용운의 ‘님의 침묵’의 표제시이며 그의 대표작이다. 이 시는 불교의 역설적인 진리를 바탕으로 해 임과의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만남에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주제는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이다.
시의 내용은 이별의 고통(正)→희망(反)→만남(合)으로 전개되는 불교적 변증법을 내포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만남과 헤어짐, 헤어짐과 다시 만남의 불교 윤회사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개인적 의미의 ‘이별→고통·슬픔→희망→만남’으로 구성된 이 시의 원리는 사회적·공적 차원으로 확대돼 ‘국권상실→고통·슬픔→희망→국권회복’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해 단순한 연애시가 아닌 저항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즉, 이 시에서의 ‘님’은 연인이라는 개인적 의미일 수도 있고 조국·민족 등의 규범적 의미일 수도 있으며, 정의·진리 등의 이념적·지향적 의미일 수도 있다. 이 시는 은유와 역설을 탁월하게 구사하는 표현상의 특징과 10행의 기(1~4행)·승(5~6행)·전(7∼8행)·결(9~10행)로 이뤄진 형식상의 특징이 있다.
시집 ‘님의 침묵’은 1925년 백담사에서 썼고, 1926년 회동서관(匯東書館)에서 간행됐다. 이 시집은 머리말이라고 할 수 있는 ‘군말’로 시작해서 창작 후기에 해당하는 ‘독자에게’로 끝나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본문은 님의 침묵, 알 수 없어요, 복종 등 모두 88편의 연작시가 이어진다. 특히 첫 시인 ‘님의 침묵’에서는 이별을 제시하고, 이어서 이별 후의 고통과 슬픔, 슬픔이 희망으로 전이되고, 만남의 성취를 이룬다는 기승전결의 구성으로 전체 시들이 이뤄졌다. 구성 방식이 인도 타고르의 시집 ‘원정’과 같다.
한용운(1879~1944)은 충남 홍성에서 출생했다. 속명은 정옥(貞玉), 법명은 용운(龍雲), 법호는 만해(萬海)다. 1896년 오세암에서 불교지식을 섭렵하고 1918년 월간지 ‘유심’을 발간했다. 1919년 3·1운동 때는 33인을 대표해 독립선언서 낭독 후 피검돼 3년간의 옥고생활을 했다. 1944년 성북동 심우장(尋牛莊)에서 입적했다. 저서는 ‘님의 침묵’ ‘조선불교유신론’ ‘십현담주해’ ‘정선강의채근담’ 등과 사후에 간행된 ‘한용운전집’ ‘한용운시전집’이 있다. 1967년 탑골공원에 용운당만해대선사비가 건립됐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追憶)은 나의 운명(運命)의 지침(指針)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에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沈默)을 휩싸고 돕니다.
김민정 시조시인·문학박사 |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追憶)은 나의 운명(運命)의 지침(指針)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에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沈黙)을 휩싸고 돕니다.
‘님의 침묵’은 1926년에 발간된 한용운의『님의 침묵』의 표제시이며, 그의 대표작이다. 이 시는 불교의 역설적인 진리를 바탕으로 하여 임과의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만남에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주제는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이다. 시의 내용은 이별의 고통(正)→희망(反)→만남(合)으로 전개되는 불교적 변증법을 내포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만남과 헤어짐, 헤어짐과 다시 만남의 불교의 윤회사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개인적 의미의‘이별→고통․슬픔→희망→만남’으로 구성된 이 시의 원리는 사회적․공적 차원으로 확대되어‘국권상실→고통·슬픔→희망→국권회복’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하여 단순한 연애시가 아닌 저항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즉 이 시에서의 ‘님’은 연인이라는 개인적 의미일 수도 있고, 조국․민족 등의 규범적 의미일 수도 있으며, 정의․진리 등의 이념적․지향적 의미일 수도 있다. 이 시는 은유와 역설을 탁월하게 구사하는 표현상의 특징과 10행의 기(1~4행)·승(5~6행)·전(7∼8행)·결(9~10행)로 이루어진 형식상의 특징이 있다.
시집 『님의 침묵』은 1925년 백담사에서 쓰였고 1926년 회동서관(匯東書館)에서 간행됐다. 이 시집은 머리말이라고 할 수 있는 ‘군말’로 시작해서 창작후기에 해당하는 ‘독자에게’로 끝나는 독특한 형식이며, 본문은 님의 침묵, 알 수 없어요, 복종 등 모두 88편의 연작시가 이어진다. 특히 첫 시인 ‘님의 침묵’에서는 이별을 제시하고, 이어서 이별 후의 고통과 슬픔, 슬픔이 희망으로 전이되고, 만남의 성취를 이룬다는 기승전결의 구성으로 전체 시들이 이루어졌다. 이 구성방식은 타고르의 시집 『원정』과 같다.
한용운(1879~1944)은 충남 홍성에서 출생, 속명은 정옥(貞玉), 법명은 용운(龍雲), 법호는 만해(萬海)이다. 1896년 오세암에서 불교지식을 섭렵하고 시베리아 등지 여행 후 1905년 백담사 승려생활, 1918년 월간지 『유심』을 발간했다. 1919년 3.1운동 때는 33인을 대표하여 독립선언서 낭독 후 피검되어 3년간의 옥고생활을 하고, 1944년 성북동 심우장(尋牛莊)에서 입적했다. 저서는 『님의 침묵』『조선불교유신론』『십현담주해』『정선강의채근담』등과 사후에 간행된『한용운전집』『한용운시전집』이 있다. 조선의 불교계 및 독립운동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점을 평가받아,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 중장이 수여되었고, 1967년 탑골 공원에 용운당만해대선사비가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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