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논 개
- 2014. 01. 26 17:28 입력
[현대시]논 개 /변영로
촉석루 |
적장을 안고 목숨 바친 애국심 추모 - 깔끔하고 세련된 기교로 민족의식 표현
이 시는 1923년 ‘신생활’지 3월호에 발표됐던 수주(樹州) 변영로의 대표작이다. 임진왜란 때 진주의 의로운 기생이었던 논개가 촉석루 술자리에서 왜장의 목을 안고 남강(南江)에 몸을 날려 죽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지었다.
1592년 왜군이 침략해 서울(한양)을 빼앗고 호남쪽으로 진출하기 위해 진주성에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졌는데, 이때는 김시민 등이 활약한 조선군이 승리했다. 이것이 1차 진주성 전투다. 왜군은 1년 후 6만여 병력을 동원해 진주성을 다시 공격했다. 2차 진주성 전투에서 수많은 조선의 군·관·민은 왜군을 막지 못하고 전사 또는 자결했다. 마침내 성이 함락되자 왜장들은 촉석루에서 주연을 벌였고, 이때 불려나온 기생이 논개다. 이 자리에 있던 논개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에 반지를 끼고 술이 취한 왜장 게다니 무라노스케(毛谷村之助)를 꾀어 벽류 속의 바위에 올라 남강에 떨어져 함께 죽었다. ‘촉석루’라는 이름은 강가에 돌들이 쫑긋쫑긋 솟아 있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작품 ‘논개’는 3연 24행으로 이뤄져 있다. 직유·반복·대조·비교·영탄·후렴 등의 화려한 수사법과 ‘푸른 물결과 붉은 마음’의 색채 대비를 통한 대조법 등 다양한 표현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논개의 의로운 죽음이 시의 주제다. 이 시는 비유의 대상들을 한국 고유의 꽃과 열매로부터 가져와 한국의 미와 절조(節操)를 드러내고 있다.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와 같은 비유는 한국 여인의 정열적인 아름다움과 꿋꿋한 의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논개가 간 지 300여 년이 지난 뒤에 한 시인이 남강의 푸른 물결 위에 흐르는 그녀의 붉은 마음, 즉 애국심(愛國心)을 추모하고 있다.
변영로는 이 작품을 통해 민족의식을 깔끔하고 세련된 기교로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실만을 노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제하의 현실에 대한 자각의 의미를 지닌다. 이 시는 민족적 울분을 외향적으로 외치는 정열보다는 강렬한 찬미를 내향적으로 응결시켜 시적 긴장감을 돋보이게 한다. 변영로(1897~1961)는 1922년 ‘개벽’지를 통해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시풍은 민족애와 서정성이 짙고, 섬세한 시어 구사와 상징주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논개’ 작품이 수록된 시집 ‘조선의 마음’ (1924. 8. 22. 평문관 발행)은 132면으로 된 그의 유일한 시집이며, 발간 직후 일제로부터 판매 금지 및 압수령이 내려졌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娥媚)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石榴)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江)물은
길이 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김민정 시조시인·문학박사 |
1월 27일 국방일보
논개 /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娥媚)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石榴)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江)물은
길이 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이 시는 1923년 『신생활』지 3월호에 발표되었던 수주(樹州) 변영로의 대표작으로 임진왜란 때 진주의 의로운 기생이었던 논개가 촉석루 술자리에서 왜장의 목을 안고 남강(南江)에 몸을 날려 죽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시다. 논개는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에서 태어났다고 하며, 성은 주씨라고 한다. 생년월일시가 모두 개(犬)이라서 ‘놓은 개’라고 하여 논개가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논개는 진주 관기였으며 진주병사 최경회의 사랑하는 첩이었다고 한다.
1592년 5월 4일에 서울을 빼앗기고, 진주성만이 남았을 때 왜병 6만을 맞아 싸우던 수많은 군관민이 전사 또는 자결하고 마침내 성이 함락되자 왜장들은 촉석루에서 주연을 벌였다. 기생으로 이 자리에 있던 논개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전사한 군사들의 원혼이라도 풀어주고자 열손가락 마디마디에 반지를 끼고 술이 취한 왜장 게다니 무라노스케(毛谷村之助)를 꾀어 벽류속의 바위에 올라 남강에 떨어져 함께 죽었다. ‘촉석루’라는 이름은 강가에 돌들이 쫑긋쫑긋 솟아 있는데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그 솟아난 바위 중 하나가 바로 논개가 떨어져 죽은 바위이며, 훗날 ‘의암’이라 불렀다. 그 후 촉석루에 논개 사당을 세워 나라에서 제사를 지냈으며, 현재 장수군에서는 매년 9월 9일 논개를 추모하기 위해 논개제전을 열고 있다.
작품 ‘논개’는 3연 24행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직유, 반복, 대조, 비교, 영탄, 후렴 등의 화려한 수사법과 ‘푸른 물결과 붉은 마음’의 색채대비를 통한 대조법과 시각적 심상 등의 표현상 특징도 지닌 시이다. 논개의 의로운 죽음을 제재로 하고 있으며 청사에 길이 빛날 논개의 의로운 죽음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 시는 비유의 대상들을 한국 고유의 꽃과 열매로부터 가져와 한국의 미와 절조(節操)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석류 속 같은 입술/죽음을 입맞추었네”와 같은 비유는 한국 여인의 정열적인 아름다움과 꿋꿋한 의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논개가 간 지 3백여 년이 지난 뒤에 한 시인이 남강의 푸른 물결 위에 흐르는 그녀의 붉은 마음, 즉 애국심(愛國心)을 노래하고 있다.
변영로는 이 작품을 통해 민족의식을 깔끔하고 세련된 기교로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실만을 노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제하의 현실에 대한 자각의 의미를 지닌다. 이 시는 민족적 울분을 외향적으로 외치는 정열보다는 강렬한 찬미를 내향적으로 응결시켜 시적 긴장감을 돋보이게 하는 작품이다. 변영로(1897~1961)는 1922년 『개벽』지를 통해 문학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의 시풍은 민족애와 서정성이 짙고, 섬세한 시어를 구사했으며, 상징주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논개」작품이 수록된 시집 『조선의 마음』(1924. 8. 22. 평문관 발행)은 132면으로 된 그의 유일한 시집이며, 발간 직후 일제로부터 판매 금지 및 압수령이 내려진 시집이다.『명정40년』이란 수필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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