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변 아이의 꿈
-영동선의 긴 봄날 3
김 민 정
자욱한 안개 속에
보슬비가 내리면
굴뚝 옆에 앉아서
생솔 연기 맡으며
십 리 밖
기적 소리에도
마음은 그네를 타고
여덟 시 화물차가
덜컹대고 꼬릴 틀면
책보를 둘러메고
오릿길을 달음질쳐
단발의
어린 소녀가
나폴대며 가고 있다
철로변 아이의 꿈이
노을처럼 깔리던 곳
재잘대며 넘나들던
기찻굴 위 오솔길엔
마타리
꽃잎이 하나
추억처럼 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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