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 연못
-영동선의 긴 봄날 72
우현 김민정
옛날에 황지에는
황부자가 살았었지
구두쇠로 소문났던
어느 날의 황부자는
시주 온
스님 바랑에
쇠똥 담아 주었단다
아기 업은 며느리가
시아버지 몰래몰래
쇠똥을 쏟아내고
쌀을 담아 주었더니
스님은
며느리에게
고맙다며 일렀단다
지금 당장 집 떠나서
가능하면 멀리 가라
큰 소리가 나더라도
돌아보지 절대 마라
십 리쯤
걸어갔을 때
벼락 소리 들렸단다
놀랍고 궁금해져
뒤돌아본 며느리는
그 순간 그 자리에
돌이 되어 굳어 갔고
집터는
가라앉아서
황지연못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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