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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을 지고 소래포구로 갔다
민박집에 짐을 풀고
끊어진 옛길을 따라 걸었다
협궤열차의 기적은 물밑으로 가라앉고
시든 철길만 누워 있다
빗장을 지른 역사(驛舍)를 지날 때
바람소리가 바짝 다가왔다
해를 삼킨 저녁바다는 목청을 높이고
비틀거리던 그날처럼 창문도 밤새 덜컹거렸다
낯선 방에 엎드려 친구에게
노을을 베끼고 파도 한 장을 접어 보냈다
혼자서 살만하냐고
추운 날들이 쌓이면 볕이 드냐고
그 밤, 바람소리를 깔고 잠이 들었다
도시를 떠난 지 며칠
겹겹 쌓이는 파도에 밀려 먼 곳까지 흘러갔다
그해 겨울은 너무 길었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
'낯선 방에 엎드려 친구에게 / 노을을 베끼고 파도 한 장을 접어 보냈다 // 혼자서 살만하냐고 / 추운 날들이 쌓이면 볕이 드냐고’에서는 시인의 따스한 감성이 드러난다. ‘그해 겨울은 너무 길었다’는 시인의 말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그해 겨울을 생각한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라는 셸리의 시구를 외우면서, 계절의 추운 겨울을 견디며 따뜻한 봄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국군장병 여러분! 새해에는 더욱더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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