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가 있는 병영

시가 있는 병영 191 - 러브 바이러스(손증호, 2011. 11. 28)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11. 29.
 

 

 

 

사진: 설윤형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러브 바이러스<손증호>  

 / 2011. 11. 28.

 

 

러브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싶습니다
뇌 세포 하나하나 사랑으로 채워져
어떠한 백신으로라도 감지 못할 지독한 사랑


 
내 모든 하드웨어 부서지고 망가져
귀 먹고 눈 멀고 외부통신과 두절돼도
사랑이 바이러스라면 감염되고 싶습니다
 
당신 향한 주파수 오직 하나만 열려
아, 붉은 입술의 감촉 황홀한 떨림으로
당신의 뜨거운 숨결 느낄 수만 있다면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인간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사랑을 원한다. 물에도 부드럽고 따뜻한 사랑의 말을 들려주면 아름다운 결정체로 변하고 거친 말, 화난 말을 들려주면 아름다운 결정체가 부서지고 망가진다고 한다. 하물며 감정이라곤 전혀 없을 듯한 밥에도 사랑의 말, 감사의 말 등 좋은 감정을 전한 것은 잘 발효 돼 좋은 향기의 누룩이 됐는가 하면, 짜증나고 신경질 나는 말과 감정을 전한 밥은 부패해 안 좋은 냄새가 났다고 한다.

 인간과 인간 사이, 인간과 사물 사이 사랑만 존재한다면 세상은 아름답고 평화롭고 싸움도 없을 것이다. 남녀간의 사랑도 소중하지만,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의 감정을 넘어 모두에의, 인류에의 사랑으로 확대될 수 있다면 사랑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될수록 좋은 일이다. 권장해야 할 일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 소인(小人)이 되고, 만인을 사랑하면 성인(聖人)이 된다고 한다. 한 사람을 지독하게 사랑해도 좋은 일이고, 더 나아가 만인을 사랑하면 더욱 좋은 일이다. 사랑의 뜻을 바르게 이해하고 사랑과 소유욕을 혼돈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