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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52 - 푸른 잎 하나가 <김영탁, 2011. 1. 17>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1. 17.

 

    

사진: 마이산, 설윤형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푸른 잎 하나가<김영탁>

/ 2011.01.17

 

푸른 잎 하나 눈 시릴 때가 있다
푸른 잎은 햇살을 타고 날아가
유리창 하나 푸르게 하길 바란다
멀면서 가까워지는 바람 소리가 유리에
들어와 스스로 갇힌다 갇혀서 자유로운 소리는
푸르게 살아 움직이며 눈을 뜬다
잎으로부터 뻗어 있는 길들을 믿을 수 없구나
그 길 위엔 바퀴가 굴러가고 바퀴 위에 내가
누워 있지만 바퀴는 바퀴의 의지로만 굴러간다
그러나 전혀 바퀴에서 내릴 기미가 없는 나
 
푸른 잎 하나가 내 이마를 스쳐갈 때
푸른 잎 하나 눈이 시릴 때
잎의 시원을 그려본다

지나온 모든 길 위에 내가 있었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이 시에서 우리는 푸른 잎 하나를 보며 그 잎의 시원을 그려보는 화자를 만날 수 있다. 이 시에서 ‘푸른 잎 하나’는 푸른 영혼, 곧 시인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잎으로부터 뻗어 있는 길들을 믿을 수 없구나/ 그 길 위엔 바퀴가 굴러가고 바퀴 위에 내가/ 누워 있지만 바퀴는 바퀴의 의지로만 굴러간다’고 한다.

   여기서의 바퀴란 세월을 의미한다. 곧 삶이, 세월이 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굴러간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시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삶이 흘러갈지라도 시인은 그 바퀴에서 전혀 내릴 기미가 없다고 한다. 타고 갈 수밖에 없는 숙명을 의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지나온 모든 길 위에 시인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자아에 대한 긍정과 자존감을 나타내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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