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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49 - 7번 국도(우은숙, 2010. 12. 23)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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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 7번 국도 <우은숙>

/ 2010.12.23

 

  뭉개지고 나서야
 비로소 길이 된다
 낮게 낮게 겹쳐져
 절룩이며 이은 길
 바람의
 느낌표 밟은
 경북 영덕 그 어디쯤
 
 언뜻 언뜻 내비치는
 바다를 만지다가
 스스로 어둠 택해
 작은 빛이 되는 길
 덧칠한
 묵은 상처도
 길 위에서 길이 된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우리 삶의 길이 그러하지 않을까. 국도, 요즘은 고속도로에 밀려 샛길이 되고 있지만, 달리다 보면 훨씬 더 운치 있는 길이 국도다. 가다가 잠시 차를 세우고 풀꽃도 만져볼 수 있고, 향기로운 꽃도, 아름다운 저녁노을도 감상하고 갈 수 있으니 국도란 얼마나 여유로운 길인가. 그러나 그 길이 되기 위해서도 ‘뭉개지고 나서야/ 비로소 길이 된다’고 한다. 겸손하게 ‘낮게 낮게 겹쳐져/절룩이며 이은 길’이다.

아무런 거칠 것 없이 달려가는 고속도로도 아름답지만 ‘스스로 어둠 택해/작은 빛이 되는 길’도 아름답고 가치로운 길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샛길 같은 ‘7번 국도’는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덧칠한/묵은 상처도/길 위에서 길이 되’도록 더욱 사랑하고 노력하며 살아가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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