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가 있는 병영 - 징 <박영교> |
/ 2010.12.09 | |
1
삼천리 그 몇 천 리를 세월 그 몇 구비를 돌아 갈고(耕) 서린 한(恨)을 풀어 가을 하늘을 돌고 있네 수수한 울음 하나로 한평생을 돌고 있네 2 아홉 마당 열두 타작으로 잔등을 후리쳐라 주름살 골(谷)을 따라 갈갈이 찢긴 한(恨)을 한평생 돌다 지치면 내 전신(全身)을 두들겨라
3 울거라 울거라 밤새도록 울거라 너는, 한 세상 끝날까지 닿도록 울거라 너는, 낙동강(東江) 홍수가 되어 범람(氾濫)ㅎ도록 울거라
詩 풀이
|
宇玄 김민정 |
징소리·꽹과리 소리는 우리의 풍물패를 연상하게 한다. 이 작품에서 징은 우리 가슴의 한을 대신 울어 주는 표상이다. 어쩌면 울고 싶을 때 실컷 울도록, 오히려 때려 주며 울리는 깊은 소리. 우리의 오래 응어리진 한을 대신 울어 주는 것이다.
길게 흐르는 여운과 함께 그 소리로 하여 슬픔을 달래고 아픔을 달랠 수 있는지도 모른다. 화자는 이 작품에서 그 징이 ‘한 세상 끝날까지, 낙동강 홍수가 되어 범람ㅎ도록’ 울기를 원한다. 그 소리로 하여 우리들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는 깊은 한이 사라지기를, 시원하게 씻겨 내려가기를 바란다고 봐야 할 것이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