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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시조평

나는 지금<김민정> - 정일남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1. 9.
 

 

 

    나는 지금

 

           우현 김민정

 

    깃털보다

   가볍게

   나는 법을 연구 중 

 

   무쇠보다

   무겁게

   갈앉는 법 연구 중

 

   인간의

   인간을 위한

   사랑법을 연구 중

 

 

 

 

   인간은 날개가 없다.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할 때 너희들은 대지에서 살라고 했다. 남자는 밭을 갈아 곡식을 심고 여자는 길쌈을 해 살라고 했다. 아담의 사과를 따먹은 인간은 낙원을 쫓겨났으며 남자는 들에서 땀 흘려 일을 해야 살 수 있게 되었고 여자에겐 애기를 낳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참으로 인간은 무거운 짐을 지고 평생 살아왔다. 날개가 없는 김민정 시인은 왜 날고 싶어 했으며 그 나는 방법을 어떻게 연구하려는 것일까. 하늘을 날려면 날개가 있어야 한다. 만약 날개가 없이 날려면 풍선처럼 몸이 가벼워야 가능하다. 인간이 가벼워질 수 있으려면 소유하고 있는 재물을 다 버려야하고 탐욕도 버려야 하리라. 뿐만 아니라 명예도 권력도 버려야하지 않을까. 무소유의 순수한 본래로 돌아갈 때 바람을 타고 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김민정 시인은 무쇠보다 무겁게 갈앉는 법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갈앉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외부로 진출하지 않고 수면에서 돌이 물속으로 갈앉듯이 심연의 신비세계를 유영하려는 자기 탐구는 아닐까. 소크라테스가 말한 자아의 깨달음과 확인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작업은 아닐까. 무거운 물체가 아니고서는 심연 속에 침잠할 수가 없다. 고뇌가 깊고 고독이 여물어야 인간의 思考와 思念이 무게를 더할 수 있다. 무게가 없는 인간은 중심을 잃은 갈대와 다름 아니다. 무겁게 갈앉는 다는 것은 자신의 심연 속으로 깊이 갈앉으려는 탐구의 방법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민정은 사랑법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그것은 인간을 위한 사랑법이며 사랑을 통해서 인간을 규명하려는 연구는 아닐까. 모든 시인들은 사랑을 노래했고 또 사랑을 실천했다. 특히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이 명작을 남긴 경우가 많았다. 사랑에는 이별이 전제되고 이별은 다시 만남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죽음으로 끝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인간의 역사는 사랑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김민정 시인은 <나는 지금>이란 시에서 자신이 사는 현재를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보인다. 그렇다. 과거는 흘러간 것이고 미래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현재만이 시인 앞에 제시되어 있다. 새가 되어 날고 싶은 것이나 무쇠가 되어 심연으로 갈앉고 싶은 것이나 모두가 인간을 사랑하고 싶은 간절함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일이다. <시인 정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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