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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29 - 돌의 미소<서연정, 2010. 07. 29>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7. 31.

 

 

 

 

 

 

 

 

 

 

 

 

 

 

 

 

 

 

사진: 설윤형, 비 내리는 운주사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돌의 미소<서연정>
/ 2010.07.29

詩가 있는 병영-돌의 미소<서연정>
/ 201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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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거주춤 남아서 절터를 지키고 있다
 차마 짐작했으랴
 홀로 천 년 건널 줄
 이끼 낀 돌부처 손을 가만히 잡아 본다

 노을 젖은 그리움 부슬부슬 내려와
 뭉개진 이목구비 그 흔적에 스밀 때도
 슬픔을 참으로 몰라 우직하게 웃을까


 틈새마다 오밀조밀 시간의 실뿌리들
 향연처럼 피워올린 작은 풀꽃 속으로
 순금빛 허허벌판을 눈부시게 숨긴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시의 제목을 보면서 ‘신라의 미소’가 생각났다. 아니 경주 남산의 돌부처들이 생각났다. 경주 남산에는 많은 부처상들이 천 년도 더 넘는 세월을 건너가고 있다. 목이 잘린 부처도, 귀와 코가 닳아 뭉개진 돌부처도, 얼굴만 남은 돌부처도 있다.

화자가 보고 있는 것은 어느 빈 절터, 이끼 낀 돌부처다. 이목구비가 뭉개진 그 돌부처를 보며 ‘슬픔을 참으로 몰라 우직하게 웃을까’ 하고 이 작품의 화자는 설의법 을 쓰고 있다.

부처님의 미소는 그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건너뛴 다음에 오는 것이 아니던가? 세상의 기쁨, 노여움, 슬픔, 괴로움, 즐거움을 모두 극복한 다음에 비로소 변치 않는 온화한 자비의 미소를 지을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 돌부처의 틈새에서 오밀조밀 시간의 실뿌리들이 풀꽃으로 자라고 있음으로 하여, ‘순금빛 허허벌판을 눈부시게 숨긴다’고 한다. 화려한 역사 뒤의 허망함을 어쩌면 그 연약한 풀꽃들이 가려 주고 있다는 의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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