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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04 - 덕장에서 <김진길, 2010. 01.21>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1. 22.

 

 

 

 

 

 

 

 

 

 

사진: 설윤형, 올림픽공원  

  

詩가 있는 병영-덕장에서<김진길>
/ 2010.01.21

 


 

2010년 01월 21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덕장에서 <김진길>

 


                      한 마리 치어가 자라 성어(成魚)가 되기까지

                      바다 속 물길은 몇 번이나 바뀌었을까

                      할복장, 

                      몸으로 익힌

                      심해도를 해부한다.

   

                      낯선 길 나설 때면 술렁이던 풍문 뒤로

                      무수한 격랑 속을 헤엄 쳐 온 노정들이

                      동장군 하얀 계엄에 덕대 위로 내걸린다.


                      때 이른 섣달 추위

                      되려 생기 도는 덕장

                      간간한 흰 눈발로 공복은 채워지고

                      설야에 황태 익는 소리

                      누렇게 광이 난다.


강원도 영월 출생. 2003년 시조문학 신인상.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제10회 난고 김삿갓 전국백일장 산문 입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집시, 은하를 걷다』


시풀이 宇玄 김민정

 

  대관령 황태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추운 대관령 눈발 속의 황태 덕장에서 겨울바람을 맞으며 최고의 맛을 내는 황태가 되기 위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가는 황태! 이 작품에선 한 마리의 어린 물고기 즉, 치어가 성어(成魚)가 되어 다시 한 마리의 황태가 되기까지의 노정을 상상해 수 있다. 한 마리의 치어가 성어(成魚)가 되기까지‘바다 속 물길은 몇 번이나 바뀌었을까/ 무수한 격랑 속을 헤엄쳐 온 노정들이’덕대 위에 걸쳐져 대관령에서 말라가는 광경이 ‘동장군 하얀 계엄에 덕대 위로 내걸린다’고 표현되었다. 또 ‘설야에 황태가 익는 소리/누렇게 광이 난다.’고 하여 시각을 청각화한 표현법이 뛰어난 작품이다.

※ ‘시가 있는 병영’은 http://blog.daum.net/sijokmj에서 영상시로 감상할 수 있다. 

※ 또한 인터넷 <국방일보> '국방.군사'란의 독자마당<목요일>에서 검색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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