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윤형, 올림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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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21일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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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 덕장에서 <김진길> |
한 마리 치어가 자라 성어(成魚)가 되기까지
바다 속 물길은 몇 번이나 바뀌었을까
할복장,
몸으로 익힌
심해도를 해부한다.
낯선 길 나설 때면 술렁이던 풍문 뒤로
무수한 격랑 속을 헤엄 쳐 온 노정들이
동장군 하얀 계엄에 덕대 위로 내걸린다.
때 이른 섣달 추위
되려 생기 도는 덕장
간간한 흰 눈발로 공복은 채워지고
설야에 황태 익는 소리
누렇게 광이 난다.
강원도 영월 출생. 2003년 시조문학 신인상.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제10회 난고 김삿갓 전국백일장 산문 입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집시, 은하를 걷다』
시풀이 宇玄 김민정
대관령 황태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추운 대관령 눈발 속의 황태 덕장에서 겨울바람을 맞으며 최고의 맛을 내는 황태가 되기 위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가는 황태! 이 작품에선 한 마리의 어린 물고기 즉, 치어가 성어(成魚)가 되어 다시 한 마리의 황태가 되기까지의 노정을 상상해 수 있다. 한 마리의 치어가 성어(成魚)가 되기까지‘바다 속 물길은 몇 번이나 바뀌었을까/ 무수한 격랑 속을 헤엄쳐 온 노정들이’덕대 위에 걸쳐져 대관령에서 말라가는 광경이 ‘동장군 하얀 계엄에 덕대 위로 내걸린다’고 표현되었다. 또 ‘설야에 황태가 익는 소리/누렇게 광이 난다.’고 하여 시각을 청각화한 표현법이 뛰어난 작품이다.
※ ‘시가 있는 병영’은 http://blog.daum.net/sijokmj에서 영상시로 감상할 수 있다.
※ 또한 인터넷 <국방일보> '국방.군사'란의 독자마당<목요일>에서 검색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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