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배려하는 마음
宇玄 김민정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만난다. 그러면서 속으로 싫은 사람, 좋은 사람으로 나눠보기도 하고 함께 하기 싫은 사람 함께 하고 싶은 사람으로 나누기도 한다. 그랬을 경우 우리가 호감을 갖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해 주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자기가 좀 불편하더라도 참을 줄 아는 사람, 적어도 고통이나 손해를 분담할 줄 아는 사람을 우리는 좋아한다. 나의 입장도 중요하겠지만 살다보면 남의 입장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나의 주장만 내세우다보면 이기주의에 흐르게 되고, 내게 작은 손해가 와도 상대방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지지 않겠는가.
요즘 청소년 사회에서도 이기주의, 개인주의 사고가 팽배해 있다는 사실은 일선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핵가족이 되고 자녀를 하나, 둘만 가진 가정이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자기자신만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학교에서 ‘왕따’문제가 생기는 게 아닐까? 나와 조금만 달라도 이해를 하려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서로 간에 화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수행평가가 과목마다 생기면서, 학생들은 공부는 게을리하면서 점수에는 집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부는 안하면서 좋은 점수를 받고 싶어하는 이기적 심리인 것이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사람을 지적하면서 수업태도가 나쁘다고 말하면,
“다른 애들도 떠드는 데 왜 저만 지적하세요?”또는 "다른 애들은 딴 짓 하잖아요. 조금 떠든 걸 가지고 뭘 그러세요?”라고 하는 건 예사이고, “왜 쟤는 10점 주고 저는 9점 주셨어요?”하며 당당하게(?) 따진다. 적반하장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몇 번씩이나 제출하지 않으면 0점 처리 되고, 늦게 제출하면 감점이 된다고 말을 해 주었는데도 말이다.
왜 이렇게 학생들이 영악스러워졌을까? 자기 이익만 따질 줄 알았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당장 자신의 기분이 나쁘고, 자기에게 손해가 온다는 생각에 어떻게 해서든 잘못을 인정 않고 점수만 잘 받고 보자는 속셈이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솜씨가 있는 사람과 솜씨가 없는 사람, 성실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따라 점수란 차이나게 마련이고 수업태도가 좋고 열심히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에겐 실력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노력하는 만큼의 점수를 부여해 주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수업태도에 대한 평가가 있어, 수업태도를 바로하라고 지적하면 자기는 고칠 생각도 않고, “쟤도 떠들잖아요.”하면서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끌어들이는 이기심에 가끔 아찔한 절망감이 느껴진다. 그런 학생에게 진정한 친구, 다정한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을까 염려된다.
우리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만 편하게 살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 사회란 톱니바퀴 같은 것이라서 서로가 맞물려서 돌아가는 것이다. 자기에게 이익이 될 때도 있고, 손해가 될 때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조금 손해 보는 때가 있어도 덜 속상할 것이고 마음이 편해질 것이며, 남을 이해하는 아량도 생길 것이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항상 하면서 행동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스스로 바른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리석게 비칠 때가 있을 텐데 하물며 우리가 알고 느끼면서도 이기주의 행동을 한다든가, 스스로 부끄러운 짓을 했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사람은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즉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 남에게 손해도 피해도 주지 않는 사람, 남에게 피해만 주는 사람이다. 남에게 도움은 주지 못할지언정 최소한 피해는 주지 않으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설령 출세욕이 있더라도 남을 딛고 올라서서 출세를 하려하지 말고, 최소한 자기 노력에 의해 출세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부터 가져야 한다.
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남의 입장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 때, 우리 사회는 아름답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믿음의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주변인의 길, 138호, 1999,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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