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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사철 변화를 가지면서도 늘 그 자리에 의젓하게 앉아 있다. 그곳은 스스로
스스로 물러앉아 그리운 이름이 된 산에, 저 산에 향기 나는 사람 있었네
수없이 나를 깨워 준 늘푸른 사람 있었네
법구경을 펼쳐두고 비에 젖은 저 빈 산에
휘젓고 간 바람처럼 가슴 아픈 사람 있었네
드러난 상처가 고운, 눈이 먼 사람 있었네
만나서 빛이 되고 돌아서서 길이 되는,
날마다 내 곁을 떠나가는 산에 저 산 안에
영혼의 맑은 노래로 창을 내는 사람 있었네
물러앉을 줄 아는 그리움으로 남는 향기로운 사람이 있는 곳, 수없이 나를 깨워
준 늘푸른 사람이 있는 곳이다. 휘젓고 간 바람처럼 가슴 아픈 사람이 있는 곳,
드러난 상처가 고운, 눈이 먼 사람이 있는 곳, 영혼의 맑은 노래로 창을 내는 사
람이 있는 곳이다.
언제보아도 푸른 산은 그 모든 것을 포용하고 간직하며 법구경처럼 자비롭게
앉아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나무들을 키우고, 새를 키우며
향기롭고, 푸르고 맑은 모습으로 존재한다.
아픔도 감싸안고 상처도 포용하며 '만나서 빛이 되고 돌아서서 길이 되는' 산인
것이다. 이 작품에서 산은 상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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