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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제1평설집)

그대 푸른 바람소리 / 김정자 - 시의 향기 20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9. 3. 25.
 


 


 


 

[2004년 05월 25일 국방일보 기사]
 
시의 향기 - 그대 푸른 바람소리 <김정자> 

    
    

        

     

    뻐꾸기 울음소리에

    솔가지 사이로 일렁이는

    그대 물결치는 머리칼

     

    푸른 오월은

    산등성이 무성한 잎새들을

    맑은 웃음으로 흔들어대고

     

    깃발로 나부끼는 자유의 바람은

    구비치는 바다를 넘어

    골짜기 맑은 물줄기에

    눈부신 날개로 내려와 앉는다

     

    낮은 데로 흐르는 세월

    끝끝내 아름다운 인생임을 깨닫게 해준

    그대에게 감사하며

     

    이 아침

    먼 산 봄새들이 다투어 노래하는

    푸른 숲에서

    내 아득한 그리움의 편지를 띄운다

     

     

       바람소리도, 초록빛 나뭇잎들의 흔들림도 가장 맑고 상쾌한 계절이 오월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산 속 뻐꾸기 소리 들려오고, 솔가지 사이로 물결치는 오월 머리칼의 아름다움과 무성한 잎새들을 흔들어 대며 웃는 산의 웃음소리. 이 작품에선 마냥 싱그러운 오월의 푸르름과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골짜기 맑은 물줄기에도 눈부신 날개처럼 살랑이며 내려와 앉는 바람, 물처럼 낮은 곳으로 세월은 흐르지만, 끝끝내 인생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계절에 화자는 감사한다.

       산새들의 노래소리로 더욱 푸른 숲의 아침, 잊었던 사람에게, 싱그러운 자연에게, 이 아름다운 자연을 인간에게 선물로 준 신에게 '아득한 그리움의 편지'를 띄우는 화자여! 나도 이 푸르고 싱그러운 오월 아침엔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움의 편지를 띄우리라, 띄우리라. <2004년 5월 25일>

    <김민정 시인·문학박사 서울 장평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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