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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3월 30일 국방일보] | |
시의 향기 - 풀밭에 앉아 생을 관찰하다 <김홍일> |
가만히 보니
온통 풀잎들이 물음표를 그리며
살래살래 고개를 젓고 있다
불쑥
느낌표를 내미는
꽃대의 탄성
군데군데 쉼표와 마침표
와, 생은
부호의 천국이로구나
온통 풀잎들이 물음표를 그리며
살래살래 고개를 젓고 있다
불쑥
느낌표를 내미는
꽃대의 탄성
군데군데 쉼표와 마침표
와, 생은
부호의 천국이로구나
해마다 봄이 되면 새삼 느끼는 자연의 신비. 두꺼운 표피를 뚫고 그 여린 새싹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나무, 아직도 언 땅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그 여린 풀잎들의 강한 생명력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지는 계절이 바로 봄이다. 그뿐인가. 대지는 어디다가 그렇게 다양하
고 아름다운 색깔의 꽃들을 숨겨 놓았다가 한꺼번에 쏟아 내는 것일까.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고 온갖 꽃이 피어나는 봄은 아름답고도 신비한 계절이다.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고 온갖 꽃이 피어나는 봄은 아름답고도 신비한 계절이다.
뾰족이 잎을 틔우는 풀잎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온통 물음표를 그리며 살래살래
고개를 젓고 있다’는 시인의 관찰력이 놀랍다. 그 가운데 느낌표처럼 솟아오르는 꽃대!
또르르 말려 쉼표처럼 또 마침표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어린 풀잎들. 그것을 바라보며
‘와, 생은 부호의 천국’이라고 표현하는 화자의 감탄은 바로 사물에 대한 시인의 짙은
애정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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