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몰아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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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다 가기 전 차가운 기운 속에서 피는 매화, 차가운 눈과 매서운 바람 속에서도 자신의 소임을 다해 피는 꽃이 바로 매화다. 그래서 우리는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사람을 매화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매월당 김시습은 어려서는 신동으로, 정치에서는 생육신으로, 문학에서는 방외문학인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로 알려진 <금오신화>, 그리고 뛰어난 비유의 시들은 그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그는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을 쫓아내고 왕위에 오르자 방문을 걸어 잠그고 사흘을 울었다 한다. 그 후 책을 불사르고 산으로 들어가 머리를 깍고 방랑의 생활을 하였다. 수양은 그를 회유하려 했지만 그는 끝내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
현실의 삭막한 정치판을 보면서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영화의 누더기를 다 벗어던지고' 방랑의 생활을 택했던, '흰 눈보다 깨끗하고/ 불길보다도 뜨거운' 김시습의 절개가 새삼 그리워지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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