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향한
宇玄 김민정
강가의 느티나무
해그림자 길어지면
산간마을 퍼져가던 그리운 기적(汽笛)처럼
한 송이 붉은 장미로 네 가슴에 피고 싶다
따스함이 가득 넘칠
네 눈빛이 그리운 날
해맑음 함께 솟는 깊은 산골 옹달샘처럼
향그런 흰 백합으로 네 가슴에 피고 싶다
-김민정 「너를 향한」전문, 『나래시조』(2007년 가을호)
이 시편의 화자가 갖고 있는 소망은, '장미'와 '백합'으로 피어나 2인칭으로 호명되는 이의 가슴에 다가가고 싶어하는 마음에 있다. 화자는 강가의 느티나무가 해질녘에 그림자를 길게 누일 때 산간마을을 돌아 퍼져가던 기적(汽笛)처럼 그렇게 '너'에게 번져가고 싶어한다. 또한 깊은 산골의 옹달샘처럼 그렇게 '너'에게 솟구쳐 다가가고 싶어한다. 이러한 점진적 다가섬의 절실함이 자연 사물의 훼손되지 않은 원형적 이미지 속에서 아름답게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시편의 제목이 시사하듯 '너를 향한' 한없는 그리움이야말로 김민정 시편의 근원이요 궁극적 거처임을 다시 한 번 명료하게 일러주는 시편이라 할 것이다.
<유성호(한양대 교수), 정형 속에 담긴 다양한 시간의 형식들, 문학의 문학 02, 2007, 겨울호>
-김민정 「너를 향한」전문, 『새시대 시조』(2007년 가을호)
김민정의 작품 <너를 향한>은 한 대상에 대한 간절한 사랑의 세레나데(serenade)로 느껴진다. 꽃 중에 가장 고귀한 향기를 지닌 장미와 백합 그리고 그 향기에 그를 위해 취하여 죽을 수도 있는 그런 향기로 그대 가슴에 붉게(정열적인 마음), 그리고 희게(순결하고, 고결하고, 깨끗하게) 물들이고 싶다는 생각이 짙게 깔려 있다. 그것도 산간마을 퍼져가던 기차의 기적소리처럼 여운을 함께 짓이겨 오래도록, 그리고 해맑음 함께 솟는 옹달샘 물과 같이 영원히 흐를 수 있는 생성의 원천을 지니고 있는데 더욱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시조시인 박영교, 「작품 퇴고와 작품의 수준」, 『새시대 시조』, 2007,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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