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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시조평

김민정 시조론 - 이별의 정한과 그리움의 아픔 <신대주>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9. 1. 24.

    그리움 宇玄 김민정 이만큼 물러서도 너는 한결 같구나 밤마다 기슭에선 흰 물결로 넘치더니 가슴에 찍어둔 지문 한 점 지워질라, 지워질라 귀 막고 돌아서야지 씹지도 못할 슬픔 촛농처럼 녹아내려 사그라질 목숨 터에 고독은 안으로 접자 허무로나 키우자 조약돌 같은 맹세 텃세 짙은 땅에 깔리면 꿈보다 더 아득히 손짓해 부르면서 목덜미 적신 하루가 탱자울을 넘어 가네
     






     

     

     

     

     

     

       김민정의「그리움」(韓國詩․10월호)에서는 이별의 정한과 그리움의 아픔을 안고 몸부림치는 시인의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심경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리움이나 이별 사랑 같은 주제들은 흔히 서정시의 주제로 등장하기 일쑤이다. 특히 여류시인들이면 한번쯤은 제목으로 선택되는 단골메뉴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만큼 정서를 진솔하게 표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시조에서는 의미와 율격과 이미지가 유기적으로 융합하여야 화자의 진술이 시적 효과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게된다. 그리움은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그리워지고, 체념을 하려고 떨쳐버리려 하면 할수록 고독 속으로 파고들어 결국은 돌아올 수 없는 줄 알면서도 마냥 기다리게 한다. 화자는 온종일 한 키는 되는 탱자나무 울타리 너머로 긴 목덜미를 늘어뜨리고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탱자나무 울타리에는 하얀 탱자꽃이 몇 송이 피어있어 시인을 외롭게 하고 있을게다. 흔히 하는 말이지만 “그림이 색의 마술이라고 하면 시는 언어의 연금술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신대주 평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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