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선의 긴 봄날 41-45
宇玄 김민정
사진: 김민정 심 포 리
소년 병사
-영동선의 긴 봄날 41 땅거미로 깔릴 때쯤 신경만이 산맥처럼 곤두서며 일어나고 산골은 적막에 젖어 정적 속을 뚜벅여요 몸에도 맞지 않는 커다란 군복 입고 마음에도 맞지 않는 철걱대는 철모 쓰고 십육 세 병사보다 큰 장총 하나 걸어와요 |
사진: 김민정 심 포 초 교 전초병
-영동선의 긴 봄날 42 안개 낀 목숨의 길 타박타박 밀고 가며 둘레둘레 보내오는 전초병 눈길 속엔 마음은 떨고 있네요 몸은 지쳐 있고요 찐 감자로 달래기엔 아직 허기 남았지만 국군이 밀고 와요 태극기를 꽂으세요 역사의 수레바퀴 속 울며 가는 작은 새 |
- 마을의 평화
-영동선의 긴 봄날 43
보물이듯 감추어둔
태극기를 꺼내 달면
선발대가 다가오고
지프차가 지나가고
탱크와
군부대들이
마을 고요 휩쓰네요
며칠 지난 풍경에는
인민군이 밀려오고
부랴부랴 태극기를
깊이깊이 숨겨 놓는
외로운
산골마을의
숨이 가쁜 평화지요
사진 김민정 정이품송 2세 소나무
- 산의 울음
-영동선의 긴 봄날 44
마을을 건너가는
젊디젊은 산맥에도
등성이를 넘어가는
바람 같은 포소리에
장밋빛
붉은 공포만
노을처럼 번졌지요
밀고 밀려 쫓고 쫓겨
서로 겨눈 총부리에
우우우 산의 울음
뼈저린 슬픔 같아
산골도
숨을 죽이고
해도 달도 숨죽이고
사진: 김민정 계수나무
함께 가는 길
-영동선의 긴 봄날 45
-영동선의 긴 봄날 45
세상의 인심이야
조석으로 변하지만
드넓은 인생의 바다
돛단배로 떠갈 때
감싸고
껴안으면서
함께 가야 한다는
어깨와 어깨 걸친
산과 산을 둘러보며
높은터와 곰지터의
물이 합쳐 가듯이
우리도
어깨 걸치며
함께 가야 한다는
조석으로 변하지만
드넓은 인생의 바다
돛단배로 떠갈 때
감싸고
껴안으면서
함께 가야 한다는
어깨와 어깨 걸친
산과 산을 둘러보며
높은터와 곰지터의
물이 합쳐 가듯이
우리도
어깨 걸치며
함께 가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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