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宇玄 김민정
남해 봄빛 / 宇玄 김민정
가지마다
가득 돋은
푸른 봄을
보고 왔다
남해 통영
달아 공원
이른 봄의
청매 향기
마음에
실어온 봄빛
온 서울에
풀어 놨다
달아공원
안녕하세요, 김정자 교수님!
양문회 모임을 늘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끌고 가시는 정 많고 재주 많고 아름다우신 김정자 교수님을 만난 것은 저에게는 행운입니다.
처음 검정을 위해 모이던 때는, 논문을 빨리 써야한다는 중압감에 사로잡혀 있던 때라 괜히 참여한 것은 아닌가 하고 후회도 했었지만, 여러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는 참 좋은 모임에 잘 왔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그것은 모임을 아주 재미있게 리드하시는 교수님이 계셨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 만난 우리팀의 인상을 한 사람 한 사람 적어 그것을 일일이 인쇄하여 나눠주시던 선생님을 보면서 그 자상함과 관찰력과 재치와 유머스러움에 놀랐는데, 갈수록 교수님의 매력은 더해갔습니다. 함께 했던 양평에서의 시간과 그리고 나서 여러 번 모임을 통해 우리들은 점점 더 정이 깊어졌지요.
청마문학관
양평에서 밤마다 우리를 즐겁게 해 주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교수님이 불러주시는 정태춘의 노래 ‘북한강에서’를 들으며 우리 모두는 그 노래를 좋아하게 되어 테이프를 사 가지고 따라 부르며 배울 정도였으니까요. 또 ‘망향’을 들으며 그 간절하게 느껴지는, 온 감정을 다 실어 부르는 노래에 우리 모두는 숙연해졌고,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들으며 그 노래의 애절함이 전율되어 왔으니까요. 교수님이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에 우리는 모두 취했고, 교수님이 보시는 재미있는 사회에 우리는 모두 매료당했으며, 교수님의 재치와 익살이 넘치는 말솜씨에 우리는 모두 즐거웠지요. 또한 교수님이 낭송하는 자작시에 감탄했으며, 교수님이 보내주신 소설을 읽으며, 재주 많음에 다시 한 번 놀라곤 했습니다.
청마문학관
유명산을 등산하며 보여주신 등산 솜씨도 대단하셨지요. 또 유명산과 중미산을 산책하며 들려주시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검은등 뻐꾸기는 퉁,퉁,퉁,퉁 네 박자의 소리를 내고 벙어리 뻐꾸기는 퉁,퉁 두 박자로 운다는 새울음 소리에 대한 설명과 여러 가지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또한 한 집안의 종부로 1년에 11번 제사를 지냈다는 말씀을 들으며, 또 세 딸을 예술가로 키워낸 어머니로서, 교수로서, 시인으로서, 소설가로서의 얘기를 들으며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하루 4시간밖에 주무시지 않으셨다는 말씀을 들으며, 부지런한 사람만이 세상에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고, 만들 수 있고, 인생을 값지게 살다갈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남길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청마문학관 내부
중미산에서 ‘들꽃 100가지전’을 감상하면서 마신 커피도 인상적이었지요.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1년에 한 번씩 수필집을 만들자는 결의도 하였지요.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지만, 우리는 1년에 한 번씩 만나는 모임은 결성하여 계속 만나고 있으니 그 약속의 이행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리하여 교수님의 고향이신 통영을 구경시켜 주시고, 아름다운 달아공원, 청마기념관 등을 구경시켜 주신 덕분에 아직도 그곳에 대한 인상이 생생하답니다.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집필하던 곳(?)
제 졸시, ‘가지마다/ 가득 돋은/ 푸른 봄을/ 보고 왔다 // 남해 통영/ 달아 공원/ 이른 봄의/ 청매 향기// 마음에/ 실어온 봄빛/ 온 서울에/ 풀어놨다// (남해 봄빛)’은 양문회의 첫모임 장소였던 교수님의 고향 통영을 다녀와 그곳 달아공원에서의 인상을 짧게 쓴 시랍니다. 교수님 덕분에 탄생된 시이지요. 이 시를 읽을 때는 늘 교수님을 생각하게 된답니다.
너무나 많은 재주와 능력을 간직하고 계신 사랑하는 김정자 교수님!
앞으로 더 아름다운 시와 소설과 희곡의 탄생을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2008년 2월 29일
시조시인 김민정 드림
통영 마리나 호텔앞 내년에 다시 만나요 화이팅
교수님이 즐겨 부르시던 곡 중의 하나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입니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니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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