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수미산정>
아이들은 가족품이 그립다
宇玄 김민정
요즘은 모두가 바쁜 시대이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서로가 할 일이 많고 바빠서 가족 간에 얼굴보기가 힘든 가정이 많다.
며칠 전 일간지에 기업가의 학력평균과 연봉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등을 조사한 통계가 나왔다. 그 통계에 의하면 평균학력은 고대 경상계열(?) 정도이고 연봉은 1년에 1억 3천 만원 정도이며,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에 81분 정도라고 한다. 1년에 1억 3천 만원이라는 많은 돈을 벌지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너무나 짧다. 과연 그 시간에 가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먹고 입고 사는 생활을 윤택하기 위해 우리는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있지만, 그것이 목적이 되어 내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인연인 가족과의 대화시간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되고 자신과 가족을 행복하게 하는 즐거움의 시간이 줄어든다면 그것은 본말이 전도되어도 한참 전도된 상황이다.
물론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조건은 중요하다. 먼저 의식주의 기본욕구가 해결되어야 우리는 정신적 행복도 갈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능력은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누구나 24시간의 하루를 보낸다. 그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잠자는데 8시간, 일하는데 8시간, 그리고 나머지는 먹고 휴식하고 대화하는 8시간이라고 중․고등학교 때 배운 기억이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잠자는 시간은 줄어들고, 직장 생활은 늘어나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정상업무가 끝나고도 동료들간의 회식이다, 회의다, 모임이다 하여 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가족과의 대면시간과 대화시간이 적어진다.
부부가 직장을 다닐 경우, 서로 늦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 자식들은 학교에 갔다가 와서 또 학원을 가 공부하고 늦게 오는 경우가 많다. 다들 뿔뿔이 바빠 정작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 애정을 가져야 할 식구들에게 소홀해진다.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그날 있었던 일이나 고민거리, 가정사 등을 함께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 더구나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거나 기업가인 경우는 더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모임도 많아 가족과의 따뜻함을 나눌 시간이 더욱 적을 것이다.
대외적인 활동도 중요하고 명예와 부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가정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듯이 가정이 편안해야 밖에 나가서도 일이 잘 되는 법이다. 집안에 고민거리가 있는 사람은 밖에 나가서도 집안일에 신경이 쓰여 큰일을 할 수가 없다. 집안이 평화롭기 위해서는 가족간에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협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서로 대면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는 생각만으로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작은 것이라도 실천할 수 있을 때만이 큰 가치를 지니게 된다. 가족들에게 서로서로 관심을 가져야 가족들이 탈선하지 않고 가정이라는 따뜻한 보금자리, 울타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행복한 가정이 많을수록 그 나라도 행복한 나라가 되는 것이고, 사회 전체로 행복이 확산되어 밝은 나라가 된다.
분주하고 밖으로 나돌기 쉬운 연말,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족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가족의 행복과 나의 행복을 위해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하여 평화롭고 행복한 가정이 많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할 것이다. 행복이란 돈만으로 살 수 없는 것이기에 스스로 노력하여 만들어 가야한다. [불교신문 2089호/ 2004년 12월 17일자]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 날의 삶 - 시조로 쓰는 영동선 철길 따라 제1회 (0) | 2008.10.01 |
---|---|
정선 아리랑 (0) | 2008.09.26 |
비 내리는 날 (0) | 2008.09.25 |
남매탑사와 차 한 잔 (0) | 2008.09.25 |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 김정자 교수님 퇴임을 축하드리며 (0) | 2008.09.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