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문학작가상>
새로운 발상과 현대감각 돋보여
마지막까지 심사에 올라온 것은 「코팅」과 「민화」였다. 「코팅」이란 작품은 약간 강렬한 이미지를 주고 반면 「민화」는 부드러운 느낌의 시조였다. 「코팅」은 외래어로 제목을 앉힌 점, 또 시어의 연결이 어색한 부분이 있다는 점, 「민화」는 구태의연한 시어가 많이 들어가 있어 신선한 맛을 별로 느낄 수 없다는 점과 행갈이가 의미없이 끊어져 아쉬웠다. 「코팅」이란 작품은 새로운 발상적인 면이 돋보이고 현대감각이 뛰어나서 「코팅」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우리는 소중한 것이 있을 때 그 형태를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코팅을 하기도 하고 박제를 하기도 한다. 이 시조에는 늙은 애완견을 소재로 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기 위해 본능인 질주도 못하게 하고 또 목소리조차 수술하여 못 짓도록 해 놓고 애완견이란 이름으로 살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아파트에서 살던 늙은 개는 절에 와 있고, 그 개의 주인은 요양원으로 떠났다. 개는 절에 오기 전 요양원으로 떠나는 주인에게 짓지도 못하고 물끄러니 바라보며 자신이 우는 법을 잊어버린 걸 그제야 알았다고 개의 독백처럼 하고 있다. 종장에서는 ‘소유권을 주장하며 독점하지 않는 인간/ 날카로운 울타리로 옭아매지 않는 세상/ 코팅된 네잎클로버의 희망 하나 기도 둘’이라고 하며 늙은 개를 소유라고 우기지 않고 절에 보낸 것, 또 날카로운 울타리로 옭아매지도 않는 세상을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개로 보면 그것이 희망이고 자유일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점점 혼자 사는 집들이 늘어나고 애완견을 기르는 집도 늘어난다. 인간의 외로움이나 쓸쓸함을 인간이 아닌 개에게 전이하며 살고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인간은 인간을 기대어 살아야 인간다워질 텐데, 인간이 아닌 동물을 반려로 받아들이며 살고있는 지금의 세태를 이 시조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수상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더 좋은 시조작품을 많이 창작하시어 문운이 창대하기를 기원한다.
시조심사위원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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