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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논문.평설

제10회 한국여성시조문학상 심사평: 따뜻한 정이 스민 일상을 노래한 우수한 작품

by 시조시인 김민정 2022. 10. 5.

<10회 한국여성시조문학상 심사평>

 

따뜻한 정이 스민 일상을 노래한 우수한 작품

 

김민정(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문학박사)

 

문학상을 제정하고 상을 주기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올해로 벌써 제10회 한국여성시조문학상 심사를 하게 되고 수상자를 내게 되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와 같이 한국여성시조문학상도 갈수록 더 가치 있고 멋진 상이 되어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에 상을 받게 된 꽃차를 우리며는 부제가 고향 친구라고 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삶은 버거운 것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소화하느라 우리는 저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 서로 무심히 돌아볼 틈도 없이/ 사느라 살아내느라 촘촘 박힌 주름들'이라는 윤진옥시인의 표현에 공감이 가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렇게 바쁘게 살다가 돌아보니 어느 듯 우리에게 남은 건 깊게 촘촘 박힌 주름살이고 투박하고 쭈글쭈글한 손이다. 그런 속에서도 50년을 넘게 소식을 주고 받으며 살아온 고향친구들, 어쩌다 만나면 서로의 입담으로 투박함이 어우러지고, 눈물나도록 흐드러진 이야기로 깔깔거리기도 하는 것이다.

아름답던 청춘을 다 보내고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핀 지금에야 유리잔에 휘도는 꽃잎을 감상할 수 있는 만큼의 시간을 내고, 어렸을 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 만나는 친구들이다. 그래서 시인은 제대로 우러난 마음, 콧날이 시큰하다고 한다. 한 잔의 꽃차를 우려낸 것이 아니라 오랜 우정을 우려낸 것이다.

이 시조를 읽으며 고향친구들에 대해서, 우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친구도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오래 우정이 유지되는데 늘 바쁘다고 종종걸음을 치는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한다. 만나면 언제나 반가운 오래된 친구지만 안부 한 번 못 물으며 사는 것이 우리 일상이다. 그런 일상을 반성해 보게 하는, 친구를 만나 차 한 잔 하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우리에게 공감을 주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다. 이번 수상작품은 젊은이들보다는 조금 나이든 여성시조시인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줄 만한 작품이며, 한국여성시조시인의 성격에 딱 맞는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이 작품 외에도 심사대상 작품 중에는 좋은 작품이 많았으며, 앞으로 더욱 좋은 작품을 창작하실 것 같아 보여 행복한 심사 시간이었다.

좋은 작품으로 이번에 여성시조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윤진옥시인님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 더욱 아름다운 작품을 창작하시어 한국의 문단에 우뚝 서시길 기대해 본다.

202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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