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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57 - 마중물<이남순, 2011. 02. 21>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2. 23.

 

 

사진: 설윤형, 꽃지다리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마중물<이남순> 

/ 2011. 02. 21

 

             살아 네 가슴에 푸르게 가 닿기 위해*
             어수선한 욕망의 깃발, 하나 둘 걷어내고
             무저갱 아래로 아래로 조심 조심 내려간다
  
             지상의 교만함도 지하의 비굴함도
             기꺼이 마음 열어 함께 하고 싶었네
             내 먼저 너를 만나서 큰 강이 되고 싶었네
 
             이제 길을 열어 흘러가고 흘러오고
             우리 서로 비우면 이토록 깊어지나
             하늘과 땅이 맞닿아 한 몸으로 출렁인다
 
               *하순희 시 <편지>에서 빌려옴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이 시의 화자는 ‘살아 네 가슴에 푸르게 가 닿기 위’

한 방법으로 어수선한 욕망의 깃발을 걷어내고 악마

가 벌을 받아 떨어진다는 밑바닥 없는 구렁텅이인 무

저갱으로 자진해 조심조심 내려간다. 죄인처럼 스스

로를 낮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제목처럼 자

신의 희생으로 다른 물을 퍼올리기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함이다.
 화자는 지상의 교만함과 지하의 비굴함을 걷어내고 낮은 자세로 내

마음을 먼저 열어 함께 흘러가는 큰 강이 되고 싶어 한다.
 셋째 수에 오면 ‘이제 길을 열어 흘러가고 흘러오고/ 우리 서로 비우

면 이토록 깊어지나/ 하늘과 땅이 맞닿아 한 몸으로 출렁인다’. 서로

가 길을 열어 교류하고 화합하면, 즉 서로를 비우면 서로가 깊어지고,

하늘과 땅이 맞닿아 한 몸으로 출렁이며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희생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내가 더 큰 인물

이 되고 세상이 평화롭게 화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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