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네 가슴에 푸르게 가 닿기 위해* 어수선한 욕망의 깃발, 하나 둘 걷어내고 무저갱 아래로 아래로 조심 조심 내려간다 지상의 교만함도 지하의 비굴함도 기꺼이 마음 열어 함께 하고 싶었네 내 먼저 너를 만나서 큰 강이 되고 싶었네 이제 길을 열어 흘러가고 흘러오고 우리 서로 비우면 이토록 깊어지나 하늘과 땅이 맞닿아 한 몸으로 출렁인다 *하순희 시 <편지>에서 빌려옴
詩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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宇玄 김민정 |
이 시의 화자는 ‘살아 네 가슴에 푸르게 가 닿기 위’
한 방법으로 어수선한 욕망의 깃발을 걷어내고 악마
가 벌을 받아 떨어진다는 밑바닥 없는 구렁텅이인 무
저갱으로 자진해 조심조심 내려간다. 죄인처럼 스스
로를 낮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제목처럼 자
신의 희생으로 다른 물을 퍼올리기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함이다. 화자는 지상의 교만함과 지하의 비굴함을 걷어내고 낮은 자세로 내
마음을 먼저 열어 함께 흘러가는 큰 강이 되고 싶어 한다. 셋째 수에 오면 ‘이제 길을 열어 흘러가고 흘러오고/ 우리 서로 비우
면 이토록 깊어지나/ 하늘과 땅이 맞닿아 한 몸으로 출렁인다’. 서로
가 길을 열어 교류하고 화합하면, 즉 서로를 비우면 서로가 깊어지고,
하늘과 땅이 맞닿아 한 몸으로 출렁이며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희생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내가 더 큰 인물
이 되고 세상이 평화롭게 화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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