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없는 들판에 등불 켜는 꽃이 있다 길 잃은 개미며 여치 밤낮 우는 풀벌레들 노란 등 불빛 따라서 집을 찾아 떠난다
겨우내 품고 있던 간절한 기도는 가는 계절 끝자락에 숨겨 놓은 꽃씨 하나 빈 가지 황금초롱을 등불로 밝히는 것
살아 온 세월만큼 흔들림 무거워도 조금쯤 비워 두면 조금씩 채워지고 하얗게 눈부신 얼굴 달도 차면 꽃이 된다
詩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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宇玄 김민정 |
달맞이꽃은 여름을 알리는 꽃으로 보통 오월 말에 핀다. 이제 곧 달맞이꽃들이 필 계절이다.
사월은 바람 불고 춥던 잔인한 달이더니, 오월은 화창해 어느 사이 녹음이 우거지고 있다. 해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계절의 신비 앞에 늘 감탄과 찬사를 보낸다.
긴 겨울의 간절한 기도는 여름에 꽃을 피우리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고 보람이 있는 것이리라. 달 없는 들판에도 달빛을 닮은 환한 등불의 꽃이 핀다.
황금빛 달맞이꽃이 피어 짙어가는 녹음과 함께 더욱 아름다운 들판이 되고 더욱 아름다운 산천, 아름다운 계절이 될 것이다.
개양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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