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21일 국방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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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고 되고 싶어요
그대 가슴 호수 하늘을 훨훨 날며
춤 추는 새가 되고 싶어요
하늘 화선지 삼아
난(蘭)을 치다가
둥글게 선회하다가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눈짓에
끝없이 비상하는 새가
되고 싶어요
그대 가슴 호수엔
갈대가 자라고
때때로 지친 내가 숨어들면
그대는 따사로운 물결
새가 되고 싶어요
갈대숲에 젖은 어둠도
아침 햇살로 날리며
춤추는 새가 되고 싶어요
얼어붙은 하늘 억센 바람 가르며
자유롭게 춤을 추다가
때로는 이슬로 남는 새가
되고 싶어요
아침이 물가로 날아와
장미 햇살로 둥지를 틀면
내 춤은 환희
그대 가슴에 묻힐 거요
작가는 충북 청주 출생. ‘시문학’ 으로 등단. 시집 ‘어느 아침 나무가 되어’ ‘계란껍질에 앉아서’ ‘은행 몇 알에 대한 명상’ ‘하회탈 자화상’ ‘해이리 시편’ 등. 월간 ‘주부생활’ 편집부장, ‘펜문학’ 주간 역임. 현재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장, 계간 ‘펜문학’ 편집인 등
그대 가슴 호수 하늘을 훨훨 날며 춤추는 새가 되고 싶다는 화자의 소망, 그것은 사랑하는 이에게서, 즉 사랑하는 이를 배경으로 자유롭게 춤을 추고 싶다는 것이다. 춤추다 지치면 숨어들 수 있는 따사로운 물결 같은 그대가 있기에, 아침이 물가로 날아와 장미 햇살로 둥지를 틀면 환희가 돼 그대 가슴에 묻힐 수 있기에 그 춤은 가능하다.
사랑하는 그를 무대로 끝없이 비상을 꿈꾸기도 하고, 얼어붙은 하늘 억센 바람 가르기도 하면서 마음껏 자유롭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즉 사랑하는 이가 화자 삶의 힘차고 활기찬 무대가 되기를 바라는 아름다운 연시다.
<시풀이:김민정 -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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