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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시조평

김민정 시조론 - 순수의 이미지스트 <이지엽>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9. 1. 27.
1. 순수의 이미지스트
 
      북한화가 명시환의 금강산 그림                                               출처 : 다음카페don817
      
       
              음악을 위하여 宇玄 김민정 하르르 무늬바람 하르르 무늬물결 그대 향기 하도 짙어 숨이 막혀 오는 날은 속눈썹 타들어가며 불 지피는 나의 연가 슬픔이 퐁당퐁당 그대 늪에 던져질 때 그대 안에 자라나는 아, 푸르른 그리움 어둠을 밝히는 고요 그대 깊은 삶의 탄주

                                                                                                                 

     

     

      김민정 시인은 이미지스트다. 대부분의 이미지스트가 그러하듯이 김 시인의 시 세계는 순수하 

    고 아답다. 그의 작품에는 편편마다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와 자연친화적이고 부드러운 비유 

    를 통하여 순수의 정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시인의 희원이 잘 형상화 되고 있다.


    하르르 무늬바람

    하르르 무늬물결


    그대 향기 하도 짙어

    숨이 막혀 오는 날은


    속눈썹 타들어가며

    불 지피는 나의 연가

                         -「음악을 위하여」부분

     


    물결소리 바람소리

    산새소리 들려오고

    내 사유의 뜨락에도

    하얀 달빛 밤새 내리는

    오, 푸른

    종소리 같은

    그대편지 오실까

                        -「가을편지 」부분

     


    「음악을 위하여」나, 「가을편지」는 그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을 위하여」에

    는 “하르르”의 의태어가 바람이나 물결의 부드러움을 형상화 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무

    늬바람”이나 “무늬물결”은 얼마나 아름다운 단어인가. 바람이나 물결이 무늬를 이루면서 “하

    르르” 다가오는데 시인은 이 풍경을 통해 그대의 “향기”를 느끼며 숨까지 막히고 종국에는 눈

    썹까지 타들어 가고 있다. 시각이 후각으로, 후각이 다시 촉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

    면 이 시는 철저하게 이미지를 통해 서정자아의 심리 상태를 그려내고 있는 셈이다. 「가을편  

    지」는 어떠한가. 이 작품은 물결과 바람과 산새의 청각적 이미지와 “하얀 달빛”의 시각적 이 

    미지가 접합되면서 “푸른 종소리 같은 그대편지”의 청각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미지

    는 종류나 표현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기 마련인데 김 시인의 시에서는 자연 친화적이고  부드러

    운 느낌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우리가 살펴보아야할 문제 중 하나지만 이미지로만 국

    한해보자면 청각이나 촉각 등 다른 이미지보다는 시각적 이미지가 지배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는 점과 무관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그리움의 빛깔은」에는 “눈부시게/ 쏟아지는/저 무량의 가을 햇살”과 “나비처럼/

    랑이는/저 노오란 은행잎”, “불처럼/타오르고 있는/저 빠알간 단풍잎” 이라고 하여 모든 시

    상이 회화적으로 그려져 있다. 김 시인은 거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이미지나 비유의 묘사에

    상당중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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