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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탈- 하회마을에서 / 안상근 - 시가 있는 병영 16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8. 9. 27.

 

 


 

 

2008년 04월 28일 국방일보 

 

시가 있는 병영 - 탈- 하회마을에서 <안상근>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현기증이 숨은 듯한
탈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다
본 자는 보았기에,
보지 않은 자는 보지 않았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탈 뒤에서
우리는 순백의 색채 속으로
물감처럼 번져가는 자유를 기다린다.


작가는 시인·제주문인협회 회원. 시집 ‘바람 사이로 흘러내리는 시간’

   하회탈놀음, 우리는 그 탈놀음을 보면서 즐거워한다. 현실에서의 일탈이 우리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늘 일은 하지 않고 뒷짐만 지고 다니며 거들먹거리는 양반들을 비아냥거리는, 또 근엄한 스님들을 하나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는 하회탈놀음.
   평소에 억눌리며 일을 해야 하는 상민, 천민들이 이러한 것을 보며 그들의 감정을 대변하는 놀이에서 억눌린 감정을 어느 정도 해소했을 것이고, 양반들은 그들의 위선적인 면을 꼬집히면서도 그러한 놀이를 즐기고 후원했던 것은 하층민들의 울분을 그런 식으로라도 풀어주기 위한 것일 거다.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하회탈놀음을 연상시키지만, 정작 말하고 싶은 것은 자기의 신분이나 정체, 또는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 탈을 씀으로써 자유롭고, 또한 그러한 탈 뒤에서 자유롭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회탈놀음의 인물들이 가면을 쓰고 자유롭게 그들의 신분보다 높은 양반이나 스님들의 행실을 비꼬고, 풍자하듯이……. <시풀이:김민정-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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