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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저녁에 / 김광섭 - 시가 있는 병영 2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8. 9. 27.

 

      저녁에 김 광 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2008년 01월 21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밤하늘에는 참으로 많은 별들이 있고,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다. 그 많은 별들 중의 하나가 나를 유심히 내려다보고, 나는 그 별을 유심히 쳐다본다. 그 수억의 별들 중에서 그 순간 나와 눈이 마주친 별은 단 하나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별이 소중하고 정다운 것이리라. 왜 하필 그 별이고, 왜 하필 나였을까. 그것이 만남이고 인연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사물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중에서 나와 정말로 깊은 인연을 갖고 친밀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몇 명이나 되고 사물은 얼마나 될까. 이렇게 생각해 보면 내가 만난 인연을 어찌 소홀하게 대하고, 함부로 대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서로에게 정다운 존재, 소중한 존재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정다운 너와 나도 언젠가는 이별하게 되고 이별한 후에, 언제 어떠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될지, 아니면 영영 이별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곁에 있을 때 잘 할 수밖에……. <시풀이: 김민정 - 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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