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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이집트 문명을 만나다 1 - 투탕카멘을 만나다

by 시조시인 김민정 2025. 4. 12.

이집트 문명을 만나다 1

 

 

김민정(시조시인·수필가,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꽃샘추위 몰려와도

버들개지 눈을 뜨고

 

강물 가득 피어나는

수천의 윤슬 자국

 

햇살도

가벼워진다

봄이 오는 길목은

 

바람보다 자유롭게

구름보다 한층 위로

 

조금씩 둥둥 뜨는

마음 길을 따라가면

 

시간도

쉬어가는지

먼 하늘에 떠 있다

- 김민정 시조, 휘파람 부는 날

 

 

   꽃샘의 추위 속에 봄이 오고 있는 202537일 이집트를 향하여 79일간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들과 함께 떠난다. 7일날 출발하여 15일날 돌아오는 여정이다 아나톨 프랑스는 여행이란 살아보지 않은 삶의 조각을 찾아가는 일이다.’라고 했으며,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세상은 한 권의 책이고,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는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 그리고 마야 안젤루는 낯선 곳에서의 경험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라고도 했다.

  모두 여행의 의의와 가치에 대해 한 말이다 그러한 격언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내가 없는 빈 공간의 흔적을 적게 하려고 가기 전날까지 동동그리며, 평소에 지저분한 내 책상 주변까지 치우고 나서 사무실을 나섰다. 금요일 떠나는 날 나는 겨우 내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여행을 떠나는 날은 나에게는 휘파람을 부는 날이다. 일상에서 해방되는 날이니까. 야호!

   하지만 나는 떠나기 전날 밤에는 가족들 먹을 음식을 사다가 냉장고를 채우느라 바빴고, 밤늦도록 시작해서 오전에도 여전히 바빴다. 내가 없는 동안에도 우편물을 받아볼 수 있도록 오늘 중에 우편물을 부치라고 딸에게 당부하고 그 작업을 끝내고 나서야 여행 짐을 싸기 시작했다. 샤워를 하고 짐을 싸고 있는데 딸이 오더니, 오늘 금요일이라 차가 많이 막힐테니 빨리 가란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서 골라챙기던 짐을 부랴부랴 다 집어넣는 바람에 가방이 빵빵해졌지만, 트렁크를 잠그고 딸이 버스타는 곳까지 태워준다기에 얼른 따라 나섰다.

 

   이곳은 쌀쌀한 겨울끝자락 날씨지만 이집트는 낮기온이 24도쯤 된다기에 조금 옷을 가볍게 입고 출발했다. 버스 시간이 조금 지나 있어 떠났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 신호등에 걸려 있는 공항버스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는 운이 좋은가 봐.’라며 딸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버스에 올랐다. 출발하고 나자 마음의 여유가 생겨 나는 출발했다는 문자를 여기저기 날렸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약속시간보다 20분 전이었다. 일찍 온 사람들은 짐부터 부치러 갔고, 나는 이사장님을 기다려 함께 짐을 부치러 가 그 자리에서 비행기표도 받았다. 짐을 부친 후에 핸드폰 로밍을 하기 위해서 갔다. 그런데 갑자기 김호운 이사장님이 핸드폰이 없다고 하셔서 화들짝, 아드님께 전화하고 사모님께 전화해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옷주머니들을 뒤졌더니 조끼 안주머니에 얌전히 들어 있었다. 이렇게 한바탕 작은 헤프닝을 하고 6기가로 각각 39000원씩을 내고 로밍했다. 다음에는 물건 주문한 것 찾으러 간다고 하셔서 함께 갔다. 나도 선글라스를 하나를 주문했기에 찾았더니, 모양과 색상이 예뻐 퍽 마음에 들었다.

   달리 쇼핑할 것도 없는데 시간이 많이 남아 우리는 오래 기다렸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면세점에 가서 이것저것 사기도 하고 구경도 다녔고, 나머지는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했다. 오후 1055분에 한국문인협회 협회 수필분과 회원 30명은 세일여행사 최경문 부장의 인솔하에 아랍에미리트 항공(Emirates)에 탑승하여 1138분경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두바이를 향해 이륙했다. 이륙할 때는 속도를 빨리하며 직각으로 치솟는 것이 아니라 저항을 적게 받기 위해 사선으로 뜬다.

인생도 마찬가지일까? ‘인생도 뜰 때는 직각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사선으로 속도를 내며 뜨는 거다.’ 비행기의 이륙에서 뭔가 한 수 배운 듯하여 혼자 흐뭇해 하기도 했다.

   옆 창가A석에는 평소에 좋아하는 전수림 수필가가 앉았고, C석에는 김호운 이사장님이 앉으셨다. B석인 나는 두 사람 사이 샌드위치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두 사람의 보호를 받는다는 느낌도 들어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혼자 웃었다. 두 시간 정도 비행한 오전 한 시경에 기내식 식사가 나왔다. 닭요리, 보리 샐러드, 빵 등이 나왔다. 갈비찜도 있었으나 우리는 닭요리를 택했고, 포도주와 함께 마시고 잠을 청했으나 온몸이 쑤시는 듯 뻐근하여 잠이 오지 않았다. 계속 팔을 뻗으며 몸을 움직여 조금 풀어주긴 했으나 며칠 쌓인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잠도 오지 않아 뒤척이며 영화를 조금 보다가 끄고 잠을 청했다.

   잠을 조금 잔 것 같았는데 언제 아침이 되었는지 또 식사가 나왔다. 별로 소화가 된 것 같지 않아 조금만 먹었다. 두바이까지는 5시간의 시차가 있었다. 두바이 공항에 938분쯤 도착, 10시간이 걸렸다. 시계도 핸드폰도 어느 새 현지 시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두 시간 이상 기다렸다가 새로운 시간 755분에 카이로행 비행기에 탑승하여 830분에 이륙을 시작했다. 920분에 기내식 오므라이스 등의 식사를 하고 4시간을 날아서 카이로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시간만 총 14시간 이상이다. 이집트와 한국은 7시간의 시차가 있다. 라마단이란 글자와 함께 옆에는 황금빛 여성 파라오를 세운 모습이 보여 순간적으로 클레오파트라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비로소 이집트에 온 것이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카이로 공항 내부

 

   함미선 현지 가이드가 버스에 탑승하여 식당으로 가면서 이집트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이집트는 아프리카의 건조한 사막국가로, 90% 이상이 사막이다. 이집트는 북동쪽에 위치하며 동쪽은 아시아, 남쪽은 아프리카, 북쪽은 유럽이다. 31일부터 31일까지 라마단(Ramadan) 기간이라 한다. 하루에 5회 아젠이 울리고 5번 예배를 한단다. 매일 해가 있는 시간엔 음식과 물을 입에 대지 않는다. 저녁 6시가 지나서야 겨우 식사를 한다. 라마단이 끝날 때는 축하 의식과 잔치를 벌이며 단식을 깬다. 단식으로 돈을 모아 도로 위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기도 한다. 라마단은 나눔이며 이 기간에는 술 판매를 금지한다.

   이집트의 인구는 1200만 명쯤 되며, 세계에서 14번째로 많다. 카이로엔 2000만명이 거주하며 군부 정권이 지배하며, 군 관련시설이나 공공시설은 사진 찍으면 안 된다고 한다. 길가에는 허름한 작은집 같은 곳이 많았는데, 거기가 공동묘지란다. 집 같은 곳은 가족묘지다. 공동묘지에 지붕을 덮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삶과 죽음을 동일선 에 놓고 사는 곳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다. 죽은 사람을 미이라로 만들어 사후에도 사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의 후손들 답다.

   나일강에 떠 있는 ‘NILE CRYSTAL'배로 된 식당에서 뷔페식 점심을 먹었다. 별로 입맛에 맛는 음식은 없었지만 토마토 오이 등 야채로 배를 채웠다.

식당 앞 나일강변에서

   나일강은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강이며 이집트의 유일한 젖줄이다. 니일강을 중심으로 동서로 도시가 있으며 이집트는 농업국으로 국민의 26%가 농민이며 나일강 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는다 나일강은 거대한 아프리카 호수부터 시작하여 동북부를 흘러 지중해로 유입되는 강이다. 19세기까지 알려지지 않은 채 미지의 강으로 남아 있었다.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등 여러 나라에 걸쳐 흐르며 유역 면적은 340Km².

   백나일강은 부룬디의 산악 지대에서 발원해 르완다와 탄자니아 서북부를 거쳐 빅토리아호로 흘러들고 우간다와 남수단에 이른다. 과거에는 탕가니카호에서 시작된다는 설도 있었다. 청나일강은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발원하는데 두 지류가 수단 공화국의 수도 하르툼에서 합쳐지며 이후 사하라 사막을 지나 이집트를 지나고 최종적으로 지중해로 흘러간다.

   길이는 약 6,500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강으로 알려져 있다. 1위가 나일강, 2위가 미시시피강, 3위가 아마존강으로 알려져 있다. 나일강의 특징은 정기적ㅇ로 범람한다는 것이다. 범람의 이유는 에티오피아 고원 지대의 계절성 폭우 때문인데 봄철에 에티오피아에 폭우가 내리면 5월경부터 청나일강 상류에 홍수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홍수는 6월에 수단 하르툼에 도달하고 9월엔 아스완, 10월 카이로에 도달한다.

   이런 범람은 영양소가 풍부한 부엽토, 부식토를 하류 이집트에 가득 옮겨주고 홍수에 잠겼다가 드러난 땅은 지력이 매우 높아진다. 나일강은 범람시기는 인간이 예측 가능하므로 사람이 사는 곳은 물이 많아져도 닿지 않는 쪽에 만들고 강물이 늘었다가 다시 줄어들면 잠겼던 땅에 농사를 지으면 작물이 쑥쑥 잘 자라고 7월에 작물을 수확하면 빈 농지에는 다시 홍수가 내려와서 지력을 보충해 준다. 또 범람으로 관개농업의 염해 피해도 막을 수 있어 이런 농사짓기 좋은 환경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인 이집트 문명이 발달했다.

 

카이로 국립 고고학 박물관

 

아직 미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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