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밭맞이 -김민정
금 가고 모가 나서 보기엔 어색해도
내 눈 밝게 열어주고 서늘히 씻어주는
정형을 튀어나온 돌 해돋이를 하고 있다
고요조차 숨죽일 때 꽃은 피어나듯
새벽에 눈을 뜨는 저 돌의 푸른 그늘
단단히 뼈를 세웠다 새아침 강기슭에
금실로 총총 엮은 햇살을 고이 받아
파격에 길들여진 주름도 넉넉하게
제 안에 꿈틀거리는 산을 하나 이뤘다
하늘도 입석처럼 위엄이 서려 있다
기척 없이 종적 없이 바람이 들고 날 때
그 사이 패인 골짝을 흉내낼 이 누군가
김민정 시조집 『창과 창 사이』, 《고요아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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