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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컬럼 연재

김민정 칼럼 57 - 교차로 신문 / 한 해의 경영(www.icross.co.kr, 2016. 01. 18)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6. 1. 17.

 

 

 

 

 

 

 

 

 

 

 

 

 

 

 

 

한 해의 경영經營

김민정(시조시인, 문학박사)

목수(木手)가 밀고 있는

속살이 환한 각목(角木)

어느 고전(古典)의 숲에 호젓이 서 있었나

드러난

생애(生涯)의 무늬

물젖는 듯 선명(鮮明)하네

어쩌자 나는 자꾸 깎고 썰며 다듬는가

톱밥

대팻밥이

쌓아가는 적자(赤字)더미

결국은

곧은 뼈 하나

버려지듯 누웠네

- 서벌, 「어떤 經營 〮1」 전문

서벌 시인의 「어떤 經營 〮1」이란 시조를 다시 읽는다. 시를 쓰는 일, 그것은 목수가 환한 각목을 가지고 ‘곧은 뼈 하나’ 만들 듯, 시인의 의식이라는 숲 속에 있던 생각들을 깎아내고 썰고 다듬어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야 하는 것이리라. ‘곧은 뼈 하나’란 잘 다듬어진 시를 은유하는 말이리라. 그 작품 속에는 나이테 무늬가 들어가듯 시인 생애의 무늬가 들어가 있게 된다. 즉 시인의 삶도 작품 속에 훤히 드러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한 의미는 둘째 수에 오면 확연히 드러난다. 결국 시를 쓴다는 일은 ‘톱밥/ 대팻밥이/ 쌓아가는 적자더미’인지도 모른다. 생활에 도움이 안 되는 시를 쓰는 가난한 시인의 삶에 대한 표현이다. 종장의 ‘결국은/ 곧은 뼈 하나/ 버려지듯 누웠네.’라는 표현 속에는 그러한 힘든 삶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썩지 않고 오래 남을 ‘곧은 뼈 하나’임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은 시작詩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예술, 모든 삶의 전반적인 모습으로 확대 해석해 볼 수 있다. 그렇다. 모든 생애도 각자가 자신의 인생을 경영해 가야하는 것이리라. 인간은 길게는 평생을, 더 짧게는 일 년을, 한 달을, 하루를 경영하며 살아가게 된다.

어려서부터 자신이 평생 나아갈 목표를 뚜렷하게 가지고 경영해 가는 사람은 행운아지만, 그러한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뛰어난 위인이겠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은 자라고 배우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고 계획하고 경영해 갈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완벽하게 계획을 세운다 해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많은 장애에 직면하게 되고, 그것을 비껴가거나 돌아가거나 때로는 중도에서 포기하게도 된다. 인생은 자신의 처음 생각대로 순탄하게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바라는 대로, 자신이 처음 설계했던 대로 삶을 경영해 가기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인생의 크고 긴 목표를 세워놓고 그것을 추구해 가되, 자주 짧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서 그것부터 도달해 가는 것이 현명한 삶의 경영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해야 삶에서의 작은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되고 수시로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작은 성취부터 이루다 보면 자꾸 더 큰 성취로 나아가게 되고, 좌절에서도 쉽게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끝내는 큰 목표에 도달하여 인생을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연초이니 자신의 1년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잘 경영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계획하여 실천해야하지 않을까?

올해 나의 목표는 두 가지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을 모아 시집을 한 권 출간할 계획이다. 그리고 늘 소홀했던 건강관리에 지금부터라도 힘써서 건강하고 즐겁게 살 계획이다. 여러 분의 목표는 무엇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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