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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기 붉은 기침
김민정
시집
고요아침 |
1985년 시조문학 창간 25주년 기념 지상백일장에서 장원으로 등단한 김민정 시조시인이 다섯번째 시조집 ‘백악기 붉은 기침’을 냈다. 이번 시조집에는 길 위의 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걸어다니며 보고, 듣고, 사유한 다양한
세계들을 담은 시조 작품들이 들어 있다.
우현 김민정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수록한 55편은 2005∼2014년 쓴 작품으로 시의
본질에 충실하고자 노력한 작품들”이라며 “이 가을, 독자들에게 진한 가을꽃 향기와 함께 환한 가을 한 잔을 권하며, 투명한 가을하늘처럼 맑고 밝고 행복한 미소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김민정 시인은 ‘철도시인’이다. 지난 시집 ‘영동선의 긴
봄날’에도 영동선과 관련된 연작을 실었다.
삼척 도계읍 심포리에서 태어난 시인은 철도공무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철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준다. 시인에게 기찻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가능케 하는 타임머신 같은 통로이기도
하다.
‘바람을 켜고 있는 색동의 바람개비/온 종일 일렬종대 누구를 맞고 있나/고향역 아리는 눈길 저 너머 언덕을 본다/산정보다 높게 앉은 잔설 위 햇살처럼/두고 떠난 옛길들이 얼굴 환히 돌아오고/윤이월 깨무는 속살, 봄의 촉이 트고 있다’(김민정 시조
‘추전역에서’)
고향역은 아리는 눈길로 너머에 존재하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두고 떠난 옛길들이 환히 돌아오도록 하고, 봄의 속살이 느껴지도록 감각을 깨우는 효과도 발휘한다.
고향역으로의 기차여행은 시간여행의 성격을 띠고 있다. 기찻길을 따라 과거로 가면 유년의 추억과 그 시절 아버지가
있다.
황치복 문학평론가는 “시원의 시간을 복원하는 작업은 현재와 과거의 공존을 통한 세속적 삶의 양식을 정화하고 근원적인 풍요로움을 획득하는 생생한 작업이 된다”고 해설에 썼다.
김 시인은
1959년 삼척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문학박사를 받았다. 서울 강일중 교사이다. 저서로 시조집 ‘사랑하고 싶던 날’ 등 4권, 평설집 ‘모든 순간은 꽃이다’, 논문집 ‘현대시조의 고향성’ 등이 있다.
나래시조문학상, 열린시학상, 철도시인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112쪽 1만원. 이동명 suns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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