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클라마칸 사막
한때는 물이 흘렀을
건천을
지나가며
내
생도 지고 가는
목마른 낙타
등에
사막을
가로질러 온
낮달
저만 드높다
이리주 한 모금에
길은 자꾸
늘어지고
죽비로 치는 햇살
온 몸으로
견뎌내며
시간을 되감아간다
모랫바람
비단길
―김민정(1959~
)
명사산, 월아천이 어른대면 늘
타클라마칸 사막이 따른다.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는 타클라마칸 모래 능선은 그래서 더 고혹적인가. 바람에 따라 바뀌는 모래의 관능적인
어깨들. 거기 빠져드는 것은 사막의 환상 때문일까, 티베트와 파미르와 우루무치에 둘러싸인 비단길 때문일까.
'이리주 한 모금에 / 길은 자꾸 늘어지'는데,
마음은 이미 서역이다. 모든 흔적을 품에 묻고 거듭나는 사막. 그 속을 건너자면 그대로 묻혀 모래가 될라, 불현듯 떨리기도 하리라. 그러다 보면
우리 생 또한 한 알의 모래가 아닌가. 무슨 끝이라도 맛본 듯 텅 빈 눈으로 웃기도 하리라.
낙타와 함께 햇살 '죽비'를 맞으며 터벅터벅
모래가 되어보는 사막. '시간을 되감아'가듯 '모랫바람'을 당기며 마음이 먼저 걷는다. 언제쯤 거기 발목을 묻고 멀리 한번 울어볼까.
명사산(鳴沙山)처럼 혹은 월아천(月牙泉)의 별처럼. 정수자 / 시조시인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가슴으로 읽는 시조타클라마칸 사막 |
타클라마칸 사막
한때는 물이 흘렀을
건천을 지나가며
내 생도 지고 가는
목마른 낙타 등에
사막을 가로질러 온
낮달 저만 드높다
이리주 한 모금에
길은 자꾸 늘어지고
죽비로 치는 햇살
온 몸으로 견뎌내며
시간을 되감아간다
모랫바람 비단길
―김민정(1959~ )
- /유재일
'이리주 한 모금에 / 길은 자꾸 늘어지'는데, 마음은 이미 서역이다. 모든 흔적을 품에 묻고 거듭나는 사막. 그 속을 건너자면 그대로 묻혀 모래가 될라, 불현듯 떨리기도 하리라. 그러다 보면 우리 생 또한 한 알의 모래가 아닌가. 무슨 끝이라도 맛본 듯 텅 빈 눈으로 웃기도 하리라.
낙타와 함께 햇살 '죽비'를 맞으며 터벅터벅 모래가 되어보는 사막. '시간을 되감아'가듯 '모랫바람'을 당기며 마음이 먼저 걷는다. 언제쯤 거기 발목을 묻고 멀리 한번 울어볼까. 명사산(鳴沙山)처럼 혹은 월아천(月牙泉)의 별처럼. <정수자 / 시조시인>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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