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김 민 정
구림리九林里 산길을 달려가고 있었다
눈발이 거칠다
어둠이 내리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전조등 불빛 속으로 뛰어드는
철없는 녀석들
승객들은 말이 없다
모두들 섬이 되어
한 아름씩의 그리움을 키워내고 있었다
어느 새
사투리처럼 덜컹거리던 낡은 버스는
구림리九林里 종점으로 들어선다
산짐승의 아가리 같은
어둠이
한 입에 나를 삼켜버린다
... ... ...
내 젊은 날의 낯선 초상화,
전국에
폭설주의보
창 밖에는 함박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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