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2년 10월 27일 토요일 오후 4시
장소: 프리마베라웨딩홀 2층 씨어터홀
주 례 사
먼저 오늘같이 단풍이 유난히 고운 아름다운 가을날, 결혼식을 하게 되는 신부 김지은양과 신랑 윤승일군
에게 무한한 축하를 보냅니다.
두 사람을 축복하듯 어느 해 보다 아름답게 물든 단풍이 보는 사람들을 기쁘게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선
신부는 그 어느 날보다도 예뻐 보이고, 신랑도 그 어느 날보다 늠름해 보이는 건, ‘나’와 ‘너’라는 각각의 개
체가 만나 ‘우리’라는 공동체인 ‘가정’을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시작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서면서 '인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신부 김지은양과 신랑 윤승일군이 만나
오늘 부부의 연으로 맺어지는 것은 참으로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그 많은 남자
와 여자 중에서 서로가 서로를 선택한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제 앞에 서 있는 신랑 윤승일군은 중학교 1학년 때 저를 담임으로 처음 만났고, 그 이후 만 20년 동안 스
승의 날이면 한 번도 빼 놓지 않고 저를 찾아와 준 변함없이 성실하고 근면하고 의리있고 긍정적이고 쾌활
한 청년입니다. 20년 전 그 귀엽던 학생이 이렇게 큰 어른의 모습으로 오늘 결혼을 한다고 하니 저로서는 흐
뭇한 마음 감출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잘 웃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신부의 첫인상 또한 너무 좋아 일주일 전 저에게 인사차 왔을 때
승일군에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신부감을 잘 골랐냐'구요. 빈 말이 아니라 제 마음에서 우러난 말이
었고, 또 한 명의 성실한 제자를 얻게 된 듯한 기분이 들어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그 자리에서 전혀 생각지
도 않았던 주례를 부탁받아 당황스러웠지만, 하고 싶은 말씀만 간단하게 해 달라며 청탁을 하기에 처음이
자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오늘의 주례를 허락했습니다.
오늘 김지은양은 윤승일군을 남편으로 맞이하여, 윤승일군은 김지은양을 아내로 맞이하여, 서로가 반려
자로서 인생이라는 길을 기대고 의지하며 오래 오래 함께 가는, 즉 긴 동행을 약속하는 자리입니다. 인생이란 길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가다가 보면 평탄한 길도, 모랫길도, 자갈길도, 언덕길도 있
을 것입니다. 지치고 힘이 들 때 서로가 따스한 마음으로 다독이고 위로하고 양보하며 끝까지 함께 가야 합
니다. 그리하여 인생의 끝자락에서 당신이 있어 오는 길이 참으로 아름답고 행복했노라고, 당신과 함께 했
기에 긴 인생길도 힘들지 않게 올 수 있었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면 3년의 행복이 보장되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결혼하면 평생의 행복이 보장된
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20년 동안 제가 지켜본 신랑 윤승일군은 참으로 이해심 많고 책임감 있고 따뜻한 사
람입니다. 김지은양 또한 잘 웃는 첫인상이 참으로 푸근하고 이해심이 많고 따뜻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한 쌍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참으로 잘 어울리는 행복한 부부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을 가졌습니다. 마지막까지 내 곁에 남는 사람은 부모도 아니고, 자식도 아닌 부부라고 합니다. 젊을 때는 아내가 남편에
기대어 살고, 나이가 들면 남편이 아내의 도움을 받으며 생을 살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마지막까지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은 아내요, 남편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서로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겨, 아끼고 사랑
하며 살아가기를 윤승일군과 김지은양에게 바라며 주례사를 마칩니다.
2012년 10월 27일
주례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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