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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수렵의 길<박기섭> - 시가 있는 병영 71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9. 6. 9.

  어린왕자의들꽃사랑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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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08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수렵의 길 <박기섭>


조금씩 아침마다
열려가는 천궁을 보며
서둘러 떠나느니, 수만 리 수렵의 길
가서는 다시 또 못 올, 그 맨발의 사내의길

서서히 침강하는 대륙의 경사면을
달리면서 은흑색의 모발을 나부끼고
불타는 빙하의 산협에 돌도끼를 던지던,

몇 개 골각편에 야성의 이마를 묻고
쓰러져 간 사내들의 피 묻은 늑골에서
그렇다, 맨처음 비롯된
오오 저
눈부신 자유!

작가는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 ‘키 작은 나귀타고’ ‘묵언집(默言集)’ ‘비단헝겊’ ‘하늘에 밑줄이나 긋고’ 등.

고구려의 수렵도가 생각나는 시다. 수렵시대 맨발로 말을 타고 달리던 강한 기상이 느껴지던 야성의 사내들. 아침이면 서둘러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 수만 리 수렵의 길을 떠나던 그들의 모습과 지금의 서둘러 직장으로 출근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대비해 생각해 볼 수 있다. 현대인의 틀에 박힌 생활에 비한다면 수만 리 산천을 누비고 다니던 그들의 생활이 자유로웠을 것이다.

둘째 수에서는 수렵도의 그림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생활의 모습, 원시의 신석기시대 말을 타고 달리며 그들의 돌도끼가 사냥감을 향해 던져지던 정경이 상상된다. 몇 개의 두개골로 남은 원시시대의 그들의 모습에서 강한 야성과 드넓은 산천을 누비고 다니던 자유를 화자는 이 시에서 보여주고 있다. <풀이:김민정 -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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