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가
천지의
적막을 깨고
내 영혼을 깨울 때
산다는,
살아있다는
아, 불면의 깨달음
-「아, 깊은」전문-
‘삶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져 놓고 그 화두가 어느 순간의 깨달음으로 오고, 그것이 삶의 한 방향이 되고 또 살아가는 목표가 될 수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위의 작품에서는 그런 화두로 비롯된 깨달음이 아니라 문득 얻어지는 한순간의 정신세계의 열림, 그것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하나의 작은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가 적막을 깨고 ‘산다는,/ 살아 있다는/ 아, 불면의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김민정은 위의 작품과 또 다른 ‘나는 지금’에서도 그러한 깨인 정신 세계를 읽을 수 있다. 새로운 이간 사랑법 연구 중으로 귀결되는 부단한 정진의 삶의 방시가, 그것이 김민정의 사는 법이다. 그의 삶은 늘 깨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삶의 방식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시인의 눈과 귀와 정신 세계가 열려진 자에게서만이 새롭고 신선한 세계를 인식할 수 있고, 신선하고 충격적인 작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의가 없을 것이다. (김연동, 월간문학 382호, 2000. 12.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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