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뜨락 작은 정원에도 믿음꽃은 피었다
宇玄 김민정
정윤목 시인의 시집 <내뜨락 작은 정원에도 믿음꽃은 피었다>의 시집은 그대로 믿음에 관한 시이다. 성경의 믿음, 소망, 사랑으로 1권 3집 시집을 내겠다는 의도이며 그리하여 2집에는 ‘믿음’에 관한 시를 주로 썼다. 믿음으로 행복을 만들고 믿음으로 사랑을 굳건히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시들을 읽으면서 신앙시를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하나님을 향한 기도문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신앙의 믿음에 대한 소망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인간 사이에서의 믿음, 인간 스스로의 신념 등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믿음을 나타내는 시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 서로 믿음 있어
부모 자식 의지합니다
우리 서로 믿음 있어
부부간에 한없는 기다림
엮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서로 믿음 있어
형제자매 서로 의지합니다
우리 서로 믿음으로
함께 엮어가는 세상
함께 열어가는 세상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가슴 벅차 오릅니다
-「믿음 있어」전문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음이
스스로 사랑함 입니다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음이
스스로 성공함 입니다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음이
스스로 평안 만들어 냅니다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음이
견고한 사랑 만들어 줍니다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음이
그대와 내가 서로 사랑하여
행복의 노래로 화답하며
즐거이 살아가는 길입니다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음이」전문
믿음에서
그대의 아름다움을
제 작은 가슴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믿음에서
그대의 아픈 마음을
제 작은 가슴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믿음에서
그대의 슬픔을
제 작은 가슴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내가 그대를 믿음으로
그대의 아름다움과
그대의 아픈 고통과
그대의 슬픔을
모두 다 내 가슴으로
가져옴이 너무나 큰 기쁨입니다
-「믿음에서」전문
믿음이 있음으로 하여 부모자식간에, 부부간에, 형제자매간에 유대가 생겨나고 친구간의 우의도 있고 “우리 서로 믿음으로/함께 엮어가는 세상/함께 열어가는 세상//어제도 오늘도 내일도/가슴 벅차 오릅니다”라고 하여 믿음이 있음으로 벅찬 가슴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음이>에서 보면 의심하지 않고 신념을 지니는 것이 ‘사랑함, 성공함, 평안, 사랑, 즐거이 살아가는 길’ 등이라고 시인은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정윤목 시인의 시심에는 종교인식이 깊이 들어있다는 의미이다. 그는 기독교 정신과 시정신을 접맥시키고 있다. 그리고 정윤목 시인은 이러한 시를 통해 인간과 인간 사이에 믿음이 있기를, 스스로에게 믿음이 있기를 소망한다.
믿음에서 보면 '그대의 아름다움'과 '아픈 고통'과 '슬픔'을 믿음으로 내 가슴에 가져올 수 있고 그것은 곧 나에게 너무나 큰 기쁨이 되는 것이다. 믿음으로 하여 맛보는 정신적 행복을 말하고 있다. 인간의 불행는 서로가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데서 온다는 것을 정시인은 알고 있고 시를 통해 실천하고자 한다.
어느 날엔가
독수리 모정 되기로 결심했어요
추락하여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때까지
지켜보기로 결심하였어요
죽기 직전에 내 다가가 같이 죽어지는 힘으로
살아보려는 노력이었어요
이제 그 때가 되어 죽기 살기로 아이 데리고 창공으로 날아갑니다.
아마도 에미는 죽을 수도 있겠지요만
이미 죽기로 결심한 이상 무서울 것 없어요
에미 사랑 먹어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나겠지요?
스스로의 날개에 힘주어 열심히 퍼덕임으로
그러다 어느 날엔가
자유자래로 용맹함 떨치는 그 날엔
우리 웃어볼만큼 실력 있어
스스로 높이 날아 먹이 낚구어내는
용맹함 떨쳐내겠지요?
-「독수리 모정」전문
죽을 각오로 사랑하기로 한다
아무리 힘들고 모진 목숨이라 하나
죽을 각오로 사랑하기로 한다
-중략-
너를 목숨 놓아 길러감은
내가 널 사랑함이다
-「죽을 각오로 사랑한다」부분
위 시에서는 모정을 노래하고 있다. 아낌없이 주는 것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며, 독수리처럼 매서운 모정을 가져보는 것도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독수리 모정」에서는 '추락하여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때까지/ 지켜보기로 결심하였어요// 죽기 직전에 내 다가가 같이 죽어지는 힘으로/ 살아보려는 노력이었어요//'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나는 것'을 지켜보는 깊은 모정을 노래하고 있다.
「죽을 각오로 사랑한다」에서는 '너를 목숨 놓아 길러감은 내가 널 사랑함이다'라고 하여 목숨을 버려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며 널 길러가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모정을 노래하여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의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 곧 시인의 적극적이고 강인한 어머니로서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들이기도 하다.
이 밤도 다시 오지 않으리라 여기며
최선 다하여 살아가는 이
아름다워 향기롭다
이 밤도 누구 때문에 그러하다 하여
공상하여 분노만 쌓아가는 이
송장이 썩어가는 냄새 난다
-「이 밤에도」부분
힘 있어 능력 있는 이
밤 새워 사랑하는 일에
골몰할 것이지요
힘 없어 무능한 이
밤 새워 미워하는 일에
골몰할 것이지요
-「능력」부분
위 시에서 보면 두 가지 삶의 형태가 나온다. 하나는 최선을 다하며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아끼며 열심히 사는 향기로운 삶, 다른 하나는 분노만 쌓으며 남을 미워하며 살아가느라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여 악취만 풍기는 삶이다. 이러한 대비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시인은 가치있는 삶을 지향한다. 시인이 추구하는 가치있는 삶은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주변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웃음으로
기쁨 주는 이 참 좋은 이지요
웃음으로
마음 맑게 틔워 주는 이
살 맛 느끼게 해주는 이지요
웃음으로
마음 밝게 빛으로 감싸안는 이
제 사랑하고픈 이랍니다
-「좋은 이」전문
마음에는 그리움이
마음에는 결단이
마음에는 반성이
마음에는 보고픔이
마음에는 사랑함이
모두 다 응집되어
연신 나를 나되게 만들어갑니다
참 좋은 이는
마음을 늘상 가꾸어
찬란히도 빛나도록 하는 사람이지요
-「마음」전문
정윤목 시인이 추구하는 삶은 위 시 좋은 이나 마음에서도 잘 드러난다. 내가 사랑하는사람은 곧 내가 삶고 싶어하고, 추구하고 싶은 삶의 모습ㄴ이다. 그리움과 보고픔과 사랑함과 결단과 반성을 지니는 인간적인 삶이며 마음을 늘 갈고 닦아 '마음이 빛나는 사람'이 곧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다. 그리하여 아래 시에서 보여주듯 '겉과 속이 같아지도록 걸어가는' 삶, 곧 '완덕'을 추구하는 삶이며 매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추구하는 삶이다.
속 깊어
겉과 속이 달랐다
덕스러워
속 깊어
겉과 속이 달랐다
진정 완덕으로 나아감이
무엇이더냐?
내가 나를 비워내어
속을 다 내어보여도
겉과 다름이 없음으로
환히 웃어보일 수 있을
그 때 그 시가 아닐까?
내 죽어 없어지는 순간까지
나를 비워 부끄러움이 없도록
겉과 속이 같아지도록
걸어감이다
항시
-「완덕」전문
겸손함과 반성함으로
내가 새로운 나로
매일 태어남으로
매일
새로운 연인이 되고 싶습니다
새로운 벗이 되고 싶습니다
새로운 제자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어미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스승이 되어보고 싶습니다
-「겸손과 반성으로 세 장 열어가는 삶」부분
마음에 흔적 새겨두어 형생을 살아가며
아름다운 그대와 함께 했었다는
아련함 하나 가지고 싶다
모든 아름 다 잊어도
그리움의 흔적 하나 가지고 싶다
어떤 어려움에도
그 흔적 있음으로
마음은 더더욱 윤기나길
어떤 어려움에도
그 흔적 있음으로
마음 더더욱 곱게 물들어가길
-「흔적 마음에 새겨 두고」전문
위 시 「흔적 마음에 새겨 두고」는 살아가면서 함께 했었다는 그 추억만으로도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으며 마음은 더더욱 윤기날 수 있고, 마음 더더욱 곱게 물드어갈수 있는 흔적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라는 시인의 망ㅁ은 참으로 아름답다. 평생을 살아가며 그 아름다운 흔적의 인연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인연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고자 하는 시인의 넉넉하고 푸근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넉넉하고 푸근한 마음으로, '완덕'을 추구해 가는 겸손한 마음으로, 정윤목 시인의 사랑과 시와 인생이 좀더 성숙하고 발전해 가기를, 더욱 더 좋은 시가 탄생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2005년 2월 23일
시조시인 문학박사 김민정(金珉廷) 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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