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장
김민정 (시조시인, 문학박사)
펼치면
온 우주를
다 덮고도 남지요
오므리면
손바닥보다
작은 것이 되지요
마음과
마음 사이에서
웃고 울며 살지요
-졸시, 『마음 한 장』전문
인간의 마음은 대범할 때도 있고 소심할 때도 있다. 우리는 대범한 사람, 소심한 사람으로 구별하기도 하지만 때로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도 대범과 소심이 공존할 때가 많다. 마음을 크게 가지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 대범한 사람이 되지만 마음을 작게 가지면 작은 일에도 계속 부대끼며 사는 옹졸한 사람이 된다. 인생을 넓고 깊게 바라보는 안목을 가지고 마음을 너그럽게 크게 갖도록 노력하며 대범하게 웃고 사는 것이 보람 있는 인생이 아닐까. 그리고 항상 남을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만난다. 그러면서 속으로 싫은 사람, 좋은 사람으로 나눠보기도 하고, 함께 하기 싫은 사람, 함께 하고 싶은 사람으로 나누기도 한다. 그랬을 경우 우리가 호감을 갖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해 주는 사람이 아닐까. 자기가 좀 불편하더라도 참을 줄 아는 사람, 적어도 고통이나 손해를 분담할 줄 아는 사람을 우리는 좋아한다. 나의 입장도 중요하겠지만 살다보면 남의 입장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나의 주장만 내세우다보면 이기주의에 흐르게 되고, 내게 작은 손해가 와도 상대방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지지 않겠는가.
우리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만 편하게 살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 사회란 톱니바퀴 같은 것이라서 서로가 맞물려서 돌아가는 것이다. 자기에게 이익이 될 때도 있고,
손해가 될 때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조금 손해 보는 때가 있어도 덜 속상할 것이고 마음이 편해질 것이며, 남을 이해하는 아량도 생길 것이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행동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스스로 바르다고 생각하며 행동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리석게 비칠 때도 많고, 바르게 행동한다고 해도 내가 못 느끼는 피해를 상대에게 줄 때도 있을 텐데, 하물며 우리가 알고 느끼면서도 이기주의 행동을 한다든가, 스스로 부끄러운 짓을 했을 때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 남에게 도움도 피해도 주지 않는 사람, 남에게 피해만 주는 사람 중 나는 어떤 인물일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남에게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최소한 피해는 주지 않으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설령 출세욕이 있더라도 남을 딛고 올라서서 출세를 하려하지 말고, 최소한 자기 노력에 의해 출세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부터 가져야 한다. 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남의 입장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 때, 우리 사회는 아름답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믿음의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우리가 갖는 마음 한 장의 크기와 온도로 그 사람의 크기와 온도가 달라진다. 즉 그 사람의 인격이 달라진다. 좀 더 넓고, 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다면 세상에 대한 이해와 애정의 폭도 깊어지고 넓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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