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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림,조각 등

강릉 경포호변 시비공원- 사진 함동진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3. 12. 22.

강릉 경포호변 시비공원(詩碑公園)

함동진

1. [사공의 노래] / 함호영 (노랫말詩碑)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간다

물 맑은 봄바다에 배 떠나간다

이 배는 달 맞으러 강릉 가는 배

어기야 디어쳐라 노를 저어라

순풍에 돛달고서 어서 떠나자

서산에 해지며는 달떠 나온단다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가네

물 맑은 봄바다에 배 떠나간다

* 강릉시 경포대 아래로 난 길 건너 경포호에 나무다리처럼 부두를 만들어, 호수 쪽의 끝에 노를 걸쳐놓은 배 한 척을 띄워 나무부두에 고정시키고, 배의 호수 쪽 끝 물 속에 둥근 모양의 돌에 [사공의 노래]를 하늘을 향한 면으로 하여 새겨 넣은 노래비가 있었다.(2002.8.4.일 기행시) 배 위에 서서 노래비를 바라다보노라면 어느덧 두둥실 떠나가는 뱃사공이 된다. 잔잔한 경포호수 위로 물고기가 뛰고 물새들이 유유자적 한가로웠다. 그러나 2013511일 강동문인협회에서의 강릉문학기행시에는 물속에 있었던 둥근 모양의 노래비는 물 밖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였다. 여기에 또 달라진 모습 한 가지는 새로 옮겨놓은 <사공의 노래>비로 내려서기 몇m 앞서 김동명 시인의 시비 <호수>가 세워져 있다.

길가 부두 초입의 [사공의 노래]비를 세운 경위를 안내하는 또 하나의 비문碑文이 있는데 함호영 시인의 아들인 함태헌咸泰憲이 제작비를 지원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필자의 이웃에 계시는 서예가 지담 강희식(구로서예가협회회장) 선생은, “19856 년경 서실 옆 사무실의 어떤 한 분이 아버님 비문 써달라기에 한글 고체로 휘호하여 주었는데 [사공의 노래]라면 틀림없습니다. 사진을 촬영 보관 해 놓은 것이 있으니까요. 글을 받아간 아드님은 그 후 어디에 비를 세웠는지 소식이 끊겼는데........”하였다.

노래비의 [사공의 노래]는 강릉이 낳은 함호영 시인의 시에 홍난파 선생이 곡을 부친 노래로 널리 불려지고 있는 국민의 애창가곡이다.

2. 경포호변 시비공원(詩碑公園) 시비들

*시비들은 강능출신 시인들의 작품들을 각양각색의 돌에 새겼는데, 시비들 사이에는 역시 강능출신 조각가들의 조각작품들이 매 간격마다 배치하여 설치하였다.

필자가 경포호 기행중에는 시비가 10세워져 있었는데, 후일 추가로 세워졌는지는 알 수 없다.

시비와 조각들은 경포호의 동해안 쪽의 반대편인 서쪽 내륙 쪽의 호안湖岸에 배치되어 있으며 경포대 아래의 호안에서부터 시비가 있는 호안길로 들어가게 된다.

시비가 세원진 호안 길을 들어가면서 세원진 차례대로 시비는 아래와 같이 배열되어 있다.

1). 김동영 - [수선화]

2). 박기원 - [진실]

3). 박인환 - [세월이 가면]

4). 최인희 - [비 개인 저녁]

5). 최도규 - [교실 꽉 찬 나비]

6). 김유진 - [아침에]

7). 이영섭 - [고향 얘기]

8). 김원기 - [산위에서]

9). 嚴成基 - [꽃이 웃는 소리]

10). 정순응 - [江門漁火]

2. 경포호의 아름다움

강릉시 저동에 위치한 경포호는 바다와 이어지는 넓이 38만평의 자연호수로 국민의 사랑과 동경을 받아온 명승지로 이름 그대로 거울처럼 맑은 수면을 지닌 호수이다.

동산 같은 조그마한 산위의 경포대에서 내려다보이는 경포호의 경관은 마음을 사로잡아 설레게 한다. 망망한 푸른 동해에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다보는 경포해수욕장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잔잔한 호수인 것이다.

담수와 해수가 함께 흘러 들어와 붕어를 비롯한 잉어, 숭어, 가물치, 뱀장어 등 물고기들이 많이 서식하여 연중 낚시꾼들이 모여들었으나 지금은 낚시를 엄금하고 있다. 겨울철 얼음낚시로도 유명하였었다.

철새들의 도래지이기도 하여 겨울철이면 고니, 청둥오리, , 물오리 등이 날아와 장관을 이룬다.

연꽃과 갈대가 있어 경치가 좋고, 경포호에는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밝은 달이 뜨면 하늘과 바다, 호수에 하나씩 달이 뜨고 나머지 두 개의 달은 술잔과 님의 눈동자에 뜬다고 한다.

경포호 일대는 아름다운 경치만이 아니라 선사시대의 문화유적을 비롯하여 화랑의 설화가 전해지고 있으며, 역대 명사의 숨결과 발자취가 담겨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포호 가운데는 월파정(月破亭)과 홍장암과 조암(鳥岩)이라는 바위섬이 있는데 조암에는 우암 송시열이 썼다는 '조암'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다. 그리고 선사시대 문화유적을 비롯해서 화랑의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고 역대 명사의 숨결과 발자취가 담겨져 있는 곳이다.

1차기행: 2002.08.04

2차기행: 201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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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경포호변 시비공원(詩碑公園) / 기행문 -함동진. 시비사진 -초이스딘

함동진의 기행문에 경포호변 시비 사진들을 초이스딘님이 삽입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초이스딘 2013.11.11 21:01 http://blog.daum.net/34711/15248493


강릉 경포호변 시비공원(詩碑公園)

함동진

1. (노랫말 시비) [사공의 노래] / 함호영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간다
물 맑은 봄바다에 배 떠나간다
이 배는 달 맞으러 강릉 가는 배
어기야 디어쳐라 노를 저어라

순풍에 돛달고서 어서 떠나자
서산에 해지며는 달떠 나온단다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가네
물 맑은 봄바다에 배 떠나간다


* 강릉시 경포대 아래로 난 길 건너 경포호에 나무다리처럼 부두를 만들어, 호수 쪽의 끝에 노를 걸쳐놓은 배 한 척을 띄워 나무부두에 고정시키고, 배의 호수 쪽 끝 물 속에 둥근 모양의 돌에 [사공의 노래]를 하늘을 향한 면으로 하여 새겨 넣은 노래비가 있다.
배 위에 서서 노래비를 바라다보노라면 어느덧 두둥실 떠나가는 뱃사공이 된다. 잔잔한 경포호수 위로 물고기가 뛰고 물새들이 유유자적 한가롭다.
길가 부두 초입의 [사공의 노래]비를 세운 경위를 안내하는 또 하나의 비문碑文이 있는데 함호영 시인의 아들인 함태헌咸泰憲이 제작비를 지원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필자의 이웃에 계시는 서예가 지담 강희식(구로서예가협회회장) 선생은, "1985∼6 년경 서실 옆 사무실의 어떤 한 분이 아버님 비문 써달라기에 한글 고체로 휘호하여 주었는데 [사공의 노래]라면 틀림없습니다. 사진을 촬영 보관 해 놓은 것이 있으니까요. 글을 받아간 아드님은 그 후 어디에 비를 세웠는지 소식이 끊겼는데........" 하였다.
노래비의 [사공의 노래]는 강릉이 낳은 함호영 시인의 시에 홍난파 선생이 곡을 부친 노래로 널리 불려지고 있는 국민의 애창가곡이다.

2. 경포호변 시비공원(詩碑公園) 시비들


*시비들은 강릉출신 시인들의 작품들을 각양각색의 돌에 새겼는데, 시비들 사이에는 역시 강릉출신 조각가들의 조각작품들이 매 간격마다 배치되어있다.


필자가 경포호 기행중에는 시비가 10기基 세워져 있었는데, 후일 추가로 세워졌는지는 알 수 없다.
시비와 조각들은 경포호의 동해안 쪽의 반대편인 서쪽 내륙 쪽의 호안湖岸에 배치되어 있으며 경포대 아래의 호안에서부터 시비가 있는 호안길로 들어가게 된다.

시비가 세원진 호안 길을 들어가면서 세원진 차례대로 시비는 아래와 같이 배열되어 있다.

1). 김동영 - [수선화]

2). 박기원 - [진실]

3). 박인환 - [세월이 가면]

4). 최인희 - [비 개인 저녁]

5). 최도규 - [교실 꽉 찬 나비]

6). 김유진 - [아침에]

7). 이영섭 - [고향 얘기]

8). 김원기 - [산위에서]

9). 嚴成基 - [꽃이 웃는 소리]

10). 정순응 - [江門漁火]

<서예작가-조문규> <조형물작가-김문기>

1). [수선화]

김동영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날으는
애닯은 마음.

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 또다시 죽는
가엾은 넋은 아닐까.

부칠 곳 없는 정열은
가슴 깊이 감추이고
찬 바람에 빙그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

그대는 신이 창작집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불멸의 소곡.

또한 나의 작은 애인이니
아아, 내 사랑 수선화야!
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

◆ 金 東 鳴 (1900 ~ 1968)
강릉 사천 출생의 시인으로 1923년 <개벽> 10월호를 통해 등단하고 민족의 비애와 조국애의 향수를 노래하였다. 시집에는 <나의 거문고>, <파초>, <하늘> 등과 정치평론집 <적과 동지>가 있다. 자유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이화여대교수와 참의원의원을 역임하였다.


<서예작가-김권섭> <조형물작가-김남옥>

2). [진 실]

박기원


푸른 잎 사이에
한 점
붉은 것은
생명의 눈瞳子.

푸른 하늘에
日月이 가는 건
永遠히 있는
神의 마음.

푸른 湖心에
별이 잠기는 건
衰 하기 설운
人生 百年.

◆朴 琦 遠 (1908 ~ 1978)
강릉 임당동 출생의 시인으로 1931년부터 시작 활동을 하였으며, 처녀 시집 <湖心의 침묵> (1938)이 있었으나 일경에게 압수되었다. 시집에 <한화집> (공동시집)과 <송죽매란>이 있으며 문총사무국장과 예술원 사무국장을 역임하였다.


<서예작가-김찬기> <조형물작가-박시영>

3).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으나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네.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
우리의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으나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 朴 寅 煥 (1926 ~ 1956)
강원 인제 출생의 시인으로 詩 <거리> (1946), <군상> (1947) 등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 활동을 하였다. “목마와 숙녀”의 시인으로 친숙한 그는 자유신문, 경향신문의 기자로 활약하였으며, 모더니즘적인 시세계를 구축하여 각광을 받았다. 시집에 <박인환 시선집>, <목마와 숙녀> 등이 있다.

<서예작가-장영상> <조형물 작가-남 운>

4). [비 개인 저녁]

최인희

먼 山 고을에 푸른 안개 서서히 기어오르고
들과 집과 나무들은 거울 속에 뵈는 듯한데
마을은 멀리 가까이 맑은 연기를 뿜어 올린다.
山을 넘은 햇빛은 물에 고이 씻긴듯 窓가에 부드러운 날개를 펴고
비가 개인 저녘답은 먼 山도 가까이 오길래
사립을 열고 마조서서 山길을 바라보는 老人도 있다.
비에 젖은 방울소리 한산히 들려오면
소와 송아지를 앞세우고 도라오는 牧童이 춥겠다.
조용히 이슬이 지는 湖水ㅅ가에는 하이얀 물줄을 그으며
한쌍의 白鷗도 떠나가리라.

◆ 崔 寅 熙 (1926 ~ 1958)
강원 삼척 출생의 시인으로 1958년 8월에 작고하였다. “靑葡萄”동인으로 활동하였으며, “文藝”誌(1950)에 서정성 이 높은 <낙조>, <비 개인 저녁> 등의 시작품으로 문단에 데뷔하였고, 강릉여고, 강릉사범, 숙명여고 교사로 재직하였다. 유고시집에 <여정백척(旅情百尺)>이 있다.

<서예작가-최범규> <조형물작가-김창규>

5). [교실 꽉 찬 나비]

최 도 규

어쩌다
교실에 날아든
한 마리 나비

책을 쓸던
까아만 눈들을
모두 낚아 올린다.

책갈피 뛰쳐 나간
눈망울들도
장난 속을 튀어 나와
살포시 여는
앞니 빠진 입들

선생님도 슬그머니
빼앗기는 눈동자.

마알갛게 빛을 낸
유리 그물에 걸려
열린 창 옆에 두고
호륵호륵 날다
아이들 눈 속으로
쏙쏙 들어가

교실 안은
꽃밭
꽈악찬 나비.

◆ 崔 桃 圭 (1943 ~ 1992)
강릉 성산 출신의 아동문학가로 1977년 「월간문학」신인작품상으로 등단하였고 동시집엔 <교실 꽉 찬 나비>, <이사 가던 날>, <달맞이꽃> 등이 있다. <기독교교육아동문학상>, <한정아동문학상>, <강원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서예작가-심재갑> <조형물작가-황도영>

6). [아침에]

김유진


안개가 개일 때면
안개가 슬리는 자욱마다, 이슬이 눈을 뜬다.
慌忙히 이슬 속에 하루가 열린다.
刹那에서 永遠히 昇華한다.
발을 적시며 이슬길에 선다.
血精이 응결하여 이슬 같이 듣는다.
寓話 같은 人生을 잊어버린다.
풀잎처럼 淸新히 젖은 가슴에
太陽이 와 안긴다.
午後 二時!
아! 萬象이 비로소 生命에로 伸長하는
이 고요하고도 싸늘한 啓示.

◆ 金 有 振 (1926 ~ 1987)
강릉 구정 출생의 시인으로 1969년 <현대문학>에 ‘입원기’를 발표하면서 시단에 데뷔하였다. <청포도> 동인으로 활동하였으며, 관동문학회, 해안문학회 회장과 예총강릉지부장을 역임하였다. 시집에 <산계리>가 있고 유고시집에 <찬란한 봄맞이>가 있다.

<서예작가-최선자> <조형물작가- 박시영>

7). [고향 얘기]

이영섭


여름이 이우는
산 뙈기밭.
지즐하던 장마 걷히듯
걷히는 안개 속을
나의 유년은 흘렀고
호미날에 걸린 사금파리이듯
일년에 한번쯤은 볕 들거라.
산 그늘 길이만큼 걸린
나의 인연은
또 어디만큼서 개인 하늘 보리.
매양 보채며 채근턴
그런 인연들 멀어
언제 산채만큼 싱그러울까.
엄니 가시고
나도 영 넘어 부는 바람맞아
제김발 서서
가슴을 펴면
가슴엔 얼마나
아픈 날 고였으랴.

◆ 李 榮 燮 (1937 ~ 1988)
강릉 출생의 시인으로 1973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데뷔하였다. 한국문인협회, 재경 강원문우회 회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제3회 <한국잡지>(기자)상을 수상하였다. 강릉교육청에 근무하였으며, <새교육신문>, <교육세계신문> 등 언론사에도 종사하였다.

<서예작가-홍윤호> <조형물작가-민병승>

8). [산위에서]

김원기

산 위에서 보면
바다는 들판처럼 잔잔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새싹처럼 솟아오르고 싶은
고기들의 설렘을.

산 위에서 보면
들판은 바다처럼 잔잔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고기비늘처럼 번득이고 싶은
새싹들의 설렘을.

산 위에 서 있으면
나는 어쩔 수 없이 순한 짐승
그러나 너는 알거야.
한 마리 새처럼 날고 싶은
내 마음의 설렘을.

◆ 金 元 起 (1937 ~ 1988)
강릉 구정 출신의 시인으로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 풍선을 한 다발씩>, <산위에서>, <환한 햇볕 아래 살아 나오리라> 등 다수가 있다. 초등학교 교장과 문협강릉지부장을 역임하였다. <강원도문화상>, <한국아동문학 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서예작가-김진홍> <조형물작가-옥현숙>

9). [꽃이 웃는 소리]

엄 성 기

나는 나는 들었지
아름다운 꽃밭에서
빨강 노랑 분홍꽃이
모두 함께 어울려
맑디 맑은 소리로
하하 호호 까르르르
꽃향기로 피어나는
꽃이 웃는 소리를

나는 나는 들었지
아름다운 꽃밭에서
자주 보라 하얀꽃이
모두 한데 어울려
곱디 고운 소리로
하하 호호 까르르르
향기롭게 퍼져 가는
꽃이 웃는 소리를

◆ 嚴 成 基 (1940~ 1998)
강릉 구정 출생의 아동문학가로 1970년 「월간문학」신인 작품상으로 등단하였고 동시집에는 <산골아이>, < 그림 위에 누워서>, < 꽃이 웃는 소리> 등이 있다. 문협강릉지부장과 관동문학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한국아동문학작가상>, <강원도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서예작가-김좌기> <조형물 작가-김창규>


10). [강문어화(江門漁火)]

정 순 응

달이 중천에 오르면
하얀 꽃타래 같이
잔잔한 동해에
부서져 내리고
생명의 꿈을 실은
꽃잎 휘날리어
파도 위에 반짝이누나.

강문의 고기배엔
가물거리는 漁火
먼 하늘 별빛 같이
희미하고
넋을 씹는 숨소리
뱃전에 찰삭이누나.

◆ 鄭 順 膺 (1910 ~ 1994)
황해도 해주 출생으로 시집에 <東海를 바라보며>, <山情水情>과 산문집 <경포호반에서>가 있다. 「東圃文學賞」을 제정하였으며, 명주병원 원장,초대 참의원의원과 한국불교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대한민국문학상> (번역부분)과 <관동문학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호수(湖水)]

김동명


여보,
우리가 만일(萬一) 저 호수(湖水)처럼

깊고 고요한 마음을 지닐 수 있다면
별들은 반딧불처럼 날아와 우리의 가슴속에 빠져주겠지……

또,
우리가 만일(萬一) 저 호수(湖水)처럼

맑고 그윽한 가슴을 가질 수 있다면
비애(悲哀)도 아름다운 물새처럼 조용히
우리의 마음 속에 깃들여 주겠지……

그리고 또,
우리가 만일(萬一) 저 호수(湖水)처럼

아름답고 오랜 푸른 침실(寢室)에 누울 수 있다면
어머니는 가만히 영원(永遠)한 자장 노래를 불러
우리를 잠들여 주겠지……

여보,
우리 이 저녁에 저 호수(湖水)가으로 가지 않으려오,

황혼(黃昏)같이 화려(華麗)한 방황(彷徨)을 즐기기 위하여……
물결이 꼬이거던, 그러나 그대 싫거던
우리는 저 호수(湖水)가에 앉어 발끝만 잠급시다그려.


강릉시 저동에 위치한 경포호는 바다와 이어지는 넓이 38만평의 자연호수로 국민의 사랑과 동경을 받아온 명승지로 이름 그대로 거울처럼 맑은 수면을 지닌 호수이다.
담수와 해수가 함께 흘러 들어와 붕어를 비롯한 잉어, 숭어, 가물치, 뱀장어 등 물고기들이 많이 서식하여 연중 낚시꾼들이 모여들었으나 지금은 낚시를 엄금하고 있다. 겨울철 얼음낚시로도 유명하였었다.
철새들의 도래지이기도 하여 겨울철이면 고니, 청둥오리, 학, 물오리 등이 날아와 장관을 이룬다.
연꽃과 갈대가 있어 경치가 좋고, 경포호에는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밝은 달이 뜨면 하늘과 바다, 호수에 하나씩 달이 뜨고 나머지 두 개의 달은 술잔과 님의 눈동자에 뜬다고 한다.
경포호 일대는 아름다운 경치만이 아니라 선사시대의 문화유적을 비롯하여 화랑의 설화가 전해지고 있으며, 역대 명사의 숨결과 발자취가 담겨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포호 가운데는 월파정(月破亭)과 홍장암과 조암(鳥岩)이라는 바위섬이 있는데 조암에는 우암 송시열이 썼다는 '조암'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다. 그리고 선사시대 문화유적을 비롯해서 화랑의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고 역대 명사의 숨결과 발자취가 담겨져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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