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노래 및 낭송

단풍잎에 앉은 청산별곡 - 시: 김민정, 낭송: 고은하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12. 30.

 
 
 

 

    단풍잎에 앉은 청산별곡
    宇玄 김민정
    이마 맞댄 하늘이 눈 부시게 푸르른 날 산허리 돌아가다 문득 눈 준 차창 밖에 화들짝, 놀란 청산이 붉디붉게 다가왔다 누군가의 가슴속에 단풍든 적 있었을까 저리도록 아름다움 심어준 적 있었을까 지나온 나직한 삶들 돌아돌아 뵈는 날 명치 끝을 아려오는 저 고운 황홀처럼 누군가의 가슴속을 물들일 수 있었다면 아, 정녕 청산별곡 속 나의 생도 푸르리

     

     

 


단풍잎에 앉은 청산별곡


- 宇玄  김민정  

 

이마 맞댄 하늘이 눈부시게 푸르른 날

산허리 돌아가다 문득 눈 준 차창 밖에

화들짝, 놀란 청산이 붉디붉게 다가왔다

 

 

 

 

 

 

 

누군가의 가슴속에 단풍든 적 있었을까

저리도록 아름다움 심어준 적 있었을까

지나온 나직한 삶들 돌아돌아 뵈는 날

 

명치 끝을 아려오는 저 고운 황홀처럼

누군가의 가슴속을 물들일 수 있었다면

아, 정녕 청산별곡 속 나의 생도 푸르리

 

   휘발유처럼 생을 열정적으로 온전히 연소할 수 있다면 얼마나 삶은 명쾌하랴. 화자에게 가을산 단풍은 삶의 치열한 태도와 미학적 태도를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의 가슴 속에 단풍’들고 그를 ‘물들일 수’ 있었는지, 화자의 ‘나직한 삶’과 단풍으로 황홀한 산의 대비가 보여주는 심리적 정서는 저린 아쉬움이 묻었다.   가을이 가기 전에 고운 단풍물이 되어 서로에게 은은히 흘러들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 문희숙(시조시인), 경남신문 2008년 10월 21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