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힘
김민정 (시조시인, 문학박사)
뚝! 하고 부러지는 것 이 땅에 너 뿐이리
살다보면 부러질 일 한 두 번 아닌 것을
그 뭣도 힘으로 맞서면
무릎 꿇고 피 흘린다
누군가는 무딘 맘 잘 벼려 결대로 깎아
모두에게 희망 주는 불멸의 시를 쓰고
누구는 칼에 베인 채
큰 적의를 품는다
연필심이 다 닳도록 길 위에 쓴 낱말들
자간에 삶의 쉼표 문장부호 찍어놓고
장자의 내편을 읽는다
내 안을 살피라는
- 오종문, 「연필을 깎다」 전문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존심이 상할 때도 많고, 뜻을 꺾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러고 나면 사람들은 자신도 변화를 꿈꾸게 된다. 자신이 너무 소극적이라고 느낄 때,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낄 때, 힘없고 약하다고 느낄 때, 어떤 일로 자존심이 몹시 상할 때, 또 자신의 장점을 키워 대가가 되어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등등. 이렇게 어떤 계기가 있을 때 인간은 자신의 성숙을 향해 변화를 강하게 느낄 때가 있다. 너무 살이 쪘다고 느낄 때 여자들이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되는 것처럼, 영혼에도 때가 끼고 먼지가 앉았을 때 닦아주고, 또 영혼에도 살이 쪘다고 느낄 때 버릴 것들은 추려서 버려야 한다.
실천할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자신이 변화를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와 노력이다. 변화를 결심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큰 나무도 가느다란 가지에서 시작된다. 10층의 탑도 작은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데에서 시작된다. 천리 길도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처음과 마찬가지로 주의를 기울이면 어떤 일도 해 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노자의 말처럼 모든 것이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큰 나무가 날 때부터 컸을 리 없고 높은 탑도 처음부터 높았을 리 없다. 무언가를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처음 그 마음가짐 그대로 끝까지 꾸준히 하는 것이다. 물방울이 그 힘이 아니라 꾸준함으로 바위를 뚫는 것처럼 말이다. 쉽게 싫증내고 한 두 번 실패하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인내를 가지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물이 바위를 뚫듯이 결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 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 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 박재삼, 「아득하면 되리라」 전문.
여러 가지를 탐내면 하나에 능통하거나 정통할 수가 없다. 욕심을 덜어내면서 꾸준하게 자신이 흥미 있고, 잘 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것에 전념하다보면 그것에 능통할 수 있고, 유명해 질 수 있고, 전문가가 될 수 있다. 현명하게 선택하고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은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 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 조오현, 「아득한 성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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